고두심-김미숙 5년만의 무대 외출…'나, 여자예요' 공연

  • 입력 1999년 12월 15일 19시 42분


‘맏며느리’ 고두심(47)과 ‘가을여자’ 김미숙(40)이 TV브라운관을 떠나 연극무대에서 각기 다른 색깔의 모노드라마로 연기대결을 펼친다. 22∼2000년 2월2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제일화재 세실극장에 공연되는 ‘나, 여자예요’.

“이제 몸살할 때가 됐지요. 자동차도 가끔씩 고속도로를 달려줘야 배기통에 구멍이 뻥 뚫리잖아요. 긴 호흡의 연기를 한꺼번에 내뿜을 수 있는 연극무대의 쾌감은 바로 그런 것이지요.”

극단 로뎀의 단원이기도 한 고두심. 이번 무대를 위해 방송국 가을개편 프로에도 빠졌다. 마침 결혼 후 별다른 방송출연 없이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던 후배 김미숙을 꼬드겼다. 김미숙도 쾌히 승낙했다. 그러나 처음 서는 모노드라마 무대는 ‘장난’이 아니었다.

“1인극이 이렇게 무서운 건지 몰랐어요. 두심이 언니랑 앉아서 ‘우리는 미친거야’라고 말했다니까요.”(김미숙)

두 사람 모두 10여편씩 연극무대 경험을 갖고 있는 베테랑 연기자. 그러나 둘다 5년만의 연극무대 외출인지라 낯섦과 설레임은 피할 길 없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의 극작가 겸 배우 다리오 포의 원작 ‘One woman plays’를 한국적 상황에 맞게 번안한 연극. 두 편의 모노드라마를 각각 50분씩 연기한다. 원래는 각기 다른 내용의 단막극이나 연출가 하상길은 전화 속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두 연극이 서로 연결고리를 갖도록 했다.

평소 TV에서 비춰지던 고두심(강인한 모성)과 김미숙(분위기)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색깔을 보여주자는 것이 연출가의 의도.

“처녀시절 한 번도 애틋한 사랑의 여주인공을 해본 적이 없다”는 고두심은 연하의 남자를 사랑하는 비극적 사랑의 주인공으로, 김미숙은 엄마이자 아내, 직장인으로서의 ‘1인3역’에 쩔쩔매는 맞벌이 주부를 경쾌한 터치로 그려내 웃음을 자아낸다. 하상길은 “평소 둘도 없는 선후배 사이지만 무대에선 치열한 경쟁자”라고 소개. 수목일 3시, 화금토 3시, 7시반. 1만2000∼3만원. 02―736―7600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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