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신인가수 '허쉬' 미모-실력 겸비…새해 돌풍 예고

  • 입력 1999년 12월 27일 19시 59분


99년 가요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김현정―엄정화―박지윤―이정현으로 이어진 ‘여풍(女風)’. 그러나 ‘비디오’와 노래 모두 뛰어난 여성 듀오는 드물어 그다지 큰 바람이 불지 않았다.

이달 초 데뷔 앨범 ‘Hush∼Her? She’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여성 듀오 ‘Hush’는 이런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미 UCLA 피아노과 출신인 조수아와 한양대 작곡과 출신인 김일진은 클래식으로 단련된 곡 해석력과 연주력으로 몇 년 전부터 이은미 박정현 이현도 등의 앨범 작업에 참여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외모는 반 나신(裸身)을 앞세운 앨범 표지에서부터 자신감을 드러낸다.

이들이 들고 나온 발라드 타이틀곡 ‘Hush…’는 상당히 세련된 고급스러움을 선사한다. 호사스러운 브라스(금관)연주에 약간 들뜬 듯하면서도 안정된 목소리는 복고풍의 멜로디에 잘 어울린다. 재잘거리는 듯한 랩도 그리 어색하지 않다.

대개 신인들의 앨범은 타이틀곡 외에 ‘건질 것’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Hush’의 경우는 다르다. 조수아가 작사 작곡한 ‘Addicted Love’는 가벼운 모던록풍의 흥겨움이 돋보이고, 김일진의 ‘하얀그리움’‘내 마음을 뺏어봐’는 약간 퉁명스러울 정도로 펑키한 리듬이 두드러진다.

왜 팀 이름이 “Hush(다른 듀오들은, 입다물고 조용히 해)”인지 고개가 끄덕여질 만하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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