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에서 보잘 것 없는 일을 하며 살거나 뉴욕의 바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던 20대 청년들이 고교 동창회를 앞두고 오랜만에 고향에 모인다. 남의 아내가 된 옛 연인을 잊지 못하는 타미(맷 딜런 분),이상형을 꿈꾸며 7년 동안 사귄 여자와 결혼하기를 꺼리다 그 여자가 다른 남자를 사귀자 질투하는 폴(마이클 라파포트), 익숙한 연인에 대한 권태 때문에 갈등하다 당돌한 10대 소녀(나탈리 포트만)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윌리(티모시 허튼)…. 누구든 어느 한 사람에게는 동일시가 가능할만큼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사랑에 대한 갈등이 섬세하게 묘사됐다. 배우들의 고른 연기,이상적인 사랑과 어쩔 수 없는 현실의 간극을 예리하게 짚어내는 대사가 돋보인다. 영화 마지막에 등장인물들은 모두 자신이 속해있는 일상으로 돌아온다. 테드 드미 감독은 갈등을 끝까지 밀고 나가지 않고, ‘다들 이렇게 흔들리고, 때로 타협하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거’라고 다독이는 듯 결론을 내린다. 미국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와 레너드 멀틴은 둘 다 이 영화에 ★★★(만점=★ 4개)의 후한 점수를 줬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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