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까뽀…’는 어린이들이 가정에서 친숙한 가전 제품들을 캐릭터화했다. ‘휴대전화 꼬마’ ‘스탠드 아가씨’ ‘밥통 아줌마’ ‘전화기 여사’ ‘컴퓨터 악당’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연출을 맡은 이원희PD는 “어린이들이 손쉽게 가전제품 사용법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적인 효과에도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제목인 ‘삐까뽀’는 엿본다는 뜻의 영어 단어 ‘peek’에서 따온 것으로 가전 제품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본다는 뜻도 있다.
13편이 방송될 ‘삐까뽀…’의 제작비는 총 10억원. 편당 약 7천700만원이 들어갔다. KBS2에서 방송 중인 ‘꼬꼬마 텔레토비’(영국 독립프로덕션 ‘렉돌’ 제작)가 편당 미화 2000달러에 수입되는 것에 비해서 약 38배의 가격이다.
외국 유아프로그램이나 만화영화의 경우 제작 단계부터 해외 수출을 염두해 기획돼 프로그램 수출로 제작비를 ‘벌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삐까뽀…’의 경우 그래픽은 해외 유수의 만화영화에 못지않지만 캐릭터의 설정이나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 ‘글로벌’하지 못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받고있다. 만화영화 시장은 매년 300% 이상의 신장세를 보이는만큼 본격적인 ‘산업’으로 기획되어야한다는 것.
이PD는 “현재 제작 중인 ‘삐까뽀’ 2부는 보다 보편적이고 서구 어린이도 쉽게 받아들일 내용으로 꾸며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