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한 동네에서 몰려 다니며 돈독한 우정을 쌓았던 다섯 명의 친구들이 한 친구에게 불행이 닥치자 의기투합해 이를 극복해간다는 줄거리.
‘진실’ 이전부터 6개월여 동안 철저히 단선적이고 트렌드적인 재미를 추구해온 MBC 수목드라마의 전형적인 포맷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90년대 초반 방송됐던 MBC ‘마지막 승부’에서나 볼 수 있던 젊은이들의 낭만도 엿보인다.
주인공인 5명의 면면을 보자. 주인공 강민석(안재욱 분)은 부유한 집안의 외아들로 태어났지만 검소한 아버지가 달동네를 떠나지 않는 바람에 달동네 아이들의 방패막이이자 리더로 자리잡는다. 장수현(허준호)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공부 잘하는 수재로 출세욕이 강하고 최기철(이 훈)은 다혈질의 주먹꾼, 홍주곤(박상면)은 타고난 손재주를 가진 소매치기, 이홍원(홍경인)은 철부지 컴퓨터 프로 게이머다. 한데 뭉치며 돌아다니던 이들은 민석의 아버지가 모함을 받아 몰락하게 되자, 그 음모와 배후를 캐낸다.
드라마의 전반적인 줄거리는 연출자 장용우PD의 고교 동창들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동안 ‘복수혈전’ ‘왕초’ 등 화려한 액션극이나 선굵은 남성 드라마를 추구했던 장PD는 “이 드라마에서는 디지털과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초스피드 시대의 시청자들에게 팬티만 입고 뛰놀던 어릴 적의 추억을 반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드라마 곳곳에 시청자들을 끌만한 ‘유인책’도 심어 놓았다. 주연급 연기자들의 극 중 성격을 반영한 3차원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만들어 드라마 중간중간에 삽입한다.
특히 홍경인의 캐릭터는 화면 일부에 등장해 드라마 내용을 설명하는 화자(話者)의 역할을 맡는다. 매일 방송 마지막 부분에 다섯 명의 친구들이 함께 드라마 주제가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 것도 이색적이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