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씨의 장점은 ‘70년대 DJ’의 원형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 좋은 노래를 선정해 제대로 짚어준다는 의미에서 그는 작가가 써준 원고에 수다를 덧붙이는 요즘의 라디오 진행자와 크게 다르다. 박수현 PD는 “오프닝만 빼고 거의 모든 진행을 애드리브로 한다”며 “배씨의 음악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철학이 이 프로를 이끌어가는 힘”이라고 말한다.
그룹 ‘활주로’에서 활동하기도 했던 배씨는 30대 후반 이 프로를 맡을 때부터 10년은 할 생각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매일 쏟아져 나오는 좋은 음악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듣다보니 스스로도 싫증을 느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또 “국내 가요 수준이 높아져 팝이 밀리고 있지만, 세계인들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팝을 들을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가요계를 주름잡는 작사 작곡자, 편곡자 대부분이 팝 매니아들이었다”고 밝혔다.
배씨는 20일 MBC로부터 프로 10주년 기념 ‘브론즈 마우스상’을 받는다. 이종환 김기덕 강석 이문세 김혜영씨에 이어 여섯 번째. 그의 입모양을 본뜬 조형물도 MBC 내부에 전시된다.
MBC ‘음악캠프’는 10주년 기념 록콘서트를 4일 오후 7시부터 네 시간 동안 서울 숭실대 한경직 기념관에서 갖는다. 출연 가수들은 ‘긱스’ ‘윤도현 밴드’ ‘자우림’과 올해 그래미상 신인상을 받은 미국 여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이며 공연 실황은 17, 18일 녹음방송된다. 02-789-3464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