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지구생물에 이로운 점도 있다…EBS 특선다큐

또 하나의 기회인가, 자연 재해인가? 허리케인 화산폭발 대홍수 등 자연 재해는 정말 지구 생물에게 해롭기만한 재앙일까?

EBS가 27일부터 3주에 걸쳐 매주 월요일 방영하는 3부작 ‘특선 다큐멘터리- 또 하나의 기회, 자연재해’(밤 8시)는 허리케인 홍수 화산폭발 등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다. 허리케인 등은 단순한 재해가 아니라 다양한 생물이 서로 조화를 이뤄 살아가면서 강하고 새로운 종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관점이다. 영국 BBC와 미국의 다큐채널 디스커버리 공동 제작.

27일 ‘대홍수’ 편. 대홍수가 일어나면 수많은 동물들이 급류에 휘말려 목숨을 잃는다. 그러나 대홍수는 어떤 동물에게는 기회이자 이익이 되기도 한다. 회색곰은 대홍수에서 죽은 동물을 포식하고, 강돌고래는 아마존 강이 범람하면서 새로운 놀이터를 얻게 된다. 또 대홍수 속에서 본능적 기지로 살아남은 개미와 토끼, 뱀의 모습도 생생하게 전달한다.

4월3일 ‘야생의 불’ 편에서는 붉은 사슴떼가 벼락을 맞는 장면이나 산 전체를 태워버릴듯한 맹렬한 산불, 먹이를 찾아 불길 속을 헤매는 황새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한다. 특히 화산은 거의 모든 생물의 생명을 앗아가는 대재난. 엄청난 용암이 땅을 덮고 화산재가 하늘을 가린다. 대부분의 생물들은 도망갈 생각조차 못한 채 목숨을 잃는다. 그러나 이 재난이 끝나고 나면 새로운 생명이 시작된다. 화산으로 황폐해진 땅에 곤충과 식물의 씨앗이 찾아오고, 벌거숭이의 산과 벌판이 서서히 초록빛으로 변해가면서 화산 폭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생명체가 삶을 일궈 나간다.

4월10일 방영하는 ‘대폭풍’ 편에서는 매년 지구를 강타하는 허리케인을 집중 조명한다.

허리케인은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폭풍우. 허리케인이 불면 카리브해의 섬과 미국의 남부 해안에는 숲이 사라지고 동물들은 보금 자리를 잃는다. 산호초가 뿌리채 뽑히기도 하고 수 십 마일의 해안이 쑥대밭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허리케인이 지나간 뒤 새로운 생물들이 다시 번식하면서 자연은 본모습을 찾게 된다.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