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성관련 프로그램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계도나 △중년들의 ‘비뇨기과적’ 고민을 해결하는 성의학 정보에 국한된 것과 달리, ‘…아름다운 성(性)’은 20∼30대 청장년들이 가질 법한 ‘일상의 성’에 대한 고민과 대화를 수면 위로 올려놓겠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주제도 “성행위 시 아이에게 들켰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왜 기혼자가 자위행위를 할까” 등 매우 구체적이다.
프로그램은 20∼30대 일반 출연자 다섯 명을 SBS 일산 스튜디오 근처의 한 전원주택에 모아놓고 그날의 주제에 관한 토론으로 시작한다. 눈치보지 않는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 출연자들은 동성(同性)으로 설정했고, 푹신한 쇼파 등을 준비해 주변 환경도 안락하게 만들었다. 첫회에는 영화제작자와 교사 등 남자들이 출연해 “난 상대방이 이럴 때 좋더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이들의 대화는 동시에 스튜디오에서 마련한 갖가지 코너로 연결된다. ‘정말 그럴까’ 코너에서는 이들의 대화를 편집해 미용실에 있는 아주머니 등 다른 ‘그룹’ 에게 보여주고 반응을 들어본다. ‘성 대 성’ 코너는 이들의 대화 속에 숨겨진 사회적 의미를 끄짚어내는 시간이다. 주로 성에 관한 남녀의 다른 시각을 다루게 된다.
올해 초 화제를 모았던 ‘생명의 기적’ 시리즈 이후 성에 관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온 연출자 박정훈PD는 “성욕이 왕성한 사람들이 주 시청자이므로 건강한 성생활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상파 TV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만큼 의도하지 않은 선정성 논란은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다. 특히 “성문제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결코 무겁지 않은 분위기를 유지하겠다”는 제작진의 기획의도나, 주말 핵심 시간대에 방송된다는 점은 정보와 시청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 중 후자 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많다. 탤런트 박철이 진행을 맡고, 성교육전문가 구성애씨와 개그맨 표인봉이 고정 패널리스트로 출연한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