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존]'비치'의 디카프리오, 이번에는 미래로 간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SF 스릴러 <리브리엄 Librium>에 출연한다. <스피어><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의 시나리오 작가 커트 위머가 감독하는 <리브리엄>은 신경 안정제 이름에서 따온 제목. 2070년의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그려내는 영화로 날마다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전체주의 사회가 배경이라는 사실 정도만 알려져 있다.

특이한 것은 영화의 촬영 장소다. <리브리엄>에 주로 등장하게 될 건물은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셰스쿠가 건설한 부쿠레슈티 국회 의사당이다. 처음에 이 영화의 촬영을 허락하지 않았던 루마니아 정부는 디카프리오가 출연하기로 결정된 후 관광수입을 고려해 촬영허가를 내주기로 결정했다. <스피드>의 감독이면서 이 영화 제작자인 얀 드봉의 설득이 성공한 것이다. 물론 루마니아 정부가 밝힌 표면상의 이유는 “차우셰스쿠가 자신의 이름을 남기기 위해 건축한 국회 의사당이 단지 하나의 건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환기시키기 위해서”이다.

이로써 마틴 스콜세지와 함께 로마에서 <뉴욕의 갱>을 촬영하게 될 디카프리오는 유럽과 미국을 왕복할 필요 없이 두 편의 영화를 찍을 수 있게 됐다. 이 두 편의 영화로 디카프리오가 엄청난 제작비를 낭비했다는 혹평을 면치 못한 전작 <비치>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리브리엄>은 <스크림> <크로우> 등 호러영화를 전문적으로 제작, 배급해 온 디멘전 필름이 배급하며 <헌티드 힐>의 흑인배우 타예 딕스가 함께 출연한다.

김현정(FILM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