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때문에'는 이런 포석으로 오랜만에 중장년 연기자들을 주연급으로 캐스팅했다. 이는 중장년층 시청자들을 '허준'과 '이브의 모든 것'등 MBC의 핵심 프로로 이끌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드라마는 여고 시절부터 절친하게 지내던 세 명의 50대 중반 여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전주의 한 여고에서 '목련클럽' 이라는 동아리에서 늘 붙어다니던 김순영(김윤경 분) 박양자(반효정) 조애선(선우용녀). 바느질로 생계를 꾸리던 부모 밑에서 자란 순영은 문학소녀를 꿈꿨던 지고지순한 한국형 어머니. 젊은 시절 사고로 남편을 여읜 후 한복집을 꾸리며 살아간다. 도립병원장의 딸에 빼어난 외모, 게다가 전교 1, 2등을 다투던 성적으로 인기가 높았던 양자는 대학졸업 후 판사와 결혼하지만 그에게 내연의 처가 있다는 것을 알고 3년 만에 이혼해 한정식집을 꾸리며 여장부처럼 살고 있다.
타고난 끼로 뭇사내를 울렸던 애선은 금은방 주인과 결혼한 후 지금까지도 여자로서 자신의 매력을 시험하는 것이 인생의 낙인 여자다.
여기에 SBS '순풍 산부인과'로 코믹 시트콤의 '좌장'으로 부상한 탤런트 오지명이 상처한 중년 안상호 역으로 나와 오랜만에 '정통 연기'를 보여준다. 그는 후에 평소 절친하게 지내던 조애선과 사돈 지간이 되고, 조애선은 결혼한 딸의 편안한 '시집 살이' 를 위해 친구이자 홀로 된 김순영을 그와 맺어주려는 '공작'을 벌인다.
한편 젊은 세대로는 김정은이 김순영의 딸 이정우로 나와, 박양자의 아들인 한영준 역의 임호와 연인으로 등장한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