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안이 내세운 전술은 테크노와 깨끗한 이미지. 95년 생활용품회사 ‘존슨앤존슨’이 개최한 ‘깨끗한 얼굴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할 만큼 맑은 얼굴을 테크노 리듬과 연결시켰다. 또 VJ와 탤런트 등 다방면에 걸친 활동으로 다양한 끼를 발산할 것으로 보인다. 노래도 주위에서 뮤지컬 배우를 권할 만큼 수준급이다.
2집의 머릿곡은 ‘편지’. 이 노래는 무척 쉽다. 앞부분만 들어도 9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국내 댄스곡이 쉽게 떠오른다. 낯익은 복고풍 멜로디와 적절히 빠른 리듬을 섞어 신명을 내고 있다.
채정안은 “댄스는 내 젊음을 표현하는 거의 유일한 도구”라면서 “부드럽고 깨끗한 내 이미지와 신나는 음악을 조화해 ‘깔끔 댄스’를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해 첫음반 ‘무정’으로 10만장에 가까운 판매를 올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채정안은 이번 2집에서는 댄스곡 외에도 ‘그러길 바랬어’ 등 리듬앤블루스로 가창력의 폭을 과시하고 있다. 또 ‘편지’의 뮤직비디오를 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의 초기 영화 ‘바스켓 볼 다이어리’의 일부로 제작해 디카프리오와의 ‘영상 만남’이라는 볼거리도 들고 나왔다.
백지영은 지난해 라틴 댄스곡 ‘선택’으로 엄정화에 이어 섹시 스타의 반열에 오른 여가수. 이번 2집 ‘루즈’에서도 라틴 리듬을 들고 나올 만큼 섹시함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백지영은 “정열적인 라틴 댄스가 섹시함을 과시하는 데 가장 좋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머릿곡 ‘대시(Dash)’는 라틴 음악의 화려함과 유로 댄스의 강렬함 등 댄스 장르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했다. 그만큼 정열적으로 신나게 춤추겠다는 것. 가사도 남자를 먼저 선택하겠다는 내용. 백지영은 수록곡 ‘새드 살사(Sad Salsa)’에서는 고혹적인 라틴 댄스 음악으로, ‘아가페’에서는 강렬한 테크노로 자신의 매력을 과시할 태세다.
채정안과 백지영의 경쟁에서 현재까지는 음반을 1주일 빨리 내놓은 백지영이 다소 앞선 상황. 백지영은 이미 8만장 선을 넘어섰으며 TV 출연섭외도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백지영이 눈의 각막 염증으로 4∼5일 입원 치료가 불가피해 채정안이 추격할 여유를 가졌다. 특히 댄스 음악은 여름이 성수기여서 이들의 순위 다툼은 서너달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