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수정’의 홍상수 감독(39)은 “별 것 아닌 이야기를 어떻게 풀까 고민하다 재훈의 말만 듣고 쓴 듯한 이야기와 수정의 말만 듣고 쓴 듯한 이야기를 병치하되 어긋나는 기억을 뒤섞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한다.
흑백영화로 만든 것에 대해선 “그냥…. 흑과 백으로 단순화된 화면이라면 관객이 인물들의 감정변화에 집중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설명.
영화 마지막, 수정을 정복하는데 성공한 재훈은 “내 모든 결점을 목숨 걸고 고치겠다”고 다짐한다. 홍감독은 “지키기 어렵고 유치한 약속이라는 걸 다 알지만, 다들 그러면서 살아가게 되는 것 아닌가”하고 묻는다.
3월 차이밍량(대만), 이시이 소고(일본)감독과 함께 인터뷰할 때 홍감독은 영화를 통해 “세상이 이렇게 추한데 그래도 삶을 좋아하니?”하고 관객에게 묻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오, 수정’을 통한 그의 자답(自答)은 “그럼! 재미있지 않아?” 쯤이 되지 않을는지….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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