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정향. 주연 심은하, 이성재. 1999년 작. 여성 감독 이정향의 데뷔작. 영화 속에서는 드물지만 일상에서는 훨씬 더 친숙한, 천천히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과정으로서의 사랑 이야기를 경쾌하게 그린 로맨틱 코미디. 여자에게 차인 철수(이성재 분)와 짝사랑에 속끓이는 춘희(심은하)는 우연찮게도 기이한 동거를 시작하게 되고, 이들이 갖고 있는 사랑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이 영화 속 영화에서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큰 기복이 없어 약간 지루할 수도 있지만 배역에 딱 들어맞는 배우 심은하와 이성재가 티격태격 주고받는 대사들이 탄력을 선사한다. ★★★★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EBS 밤10·35)▼
감독 알란 파커. 주연 브래드 데이비스, 랜디 퀘이트, 존 허트. 1978년 작. 이른바 ‘탈옥 영화’ 중 ‘빠삐용’과 함께 첫 손에 꼽히는 수작.
터키를 여행 중이던 미국인 청년 빌리(브래드 데이비스)는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되고 터키 재판정에서 30년형을 받는다. 더 할 나위 없이 열악한 환경의 교도소에서 인내력의 한계를 느낀 빌리는 감옥 친구들과 함께 탈출을 결심한다. 올리버 스톤이 맡은 각본이 치밀하고, 알런 파커 감독의 영상 연출은 CF를 연상시킬만큼 감각적이다.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생존을 위한 투쟁과 자유에의 갈망을 그렸으나, 터키를 너무 미개한 곳으로 묘사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원제 Midnight Express. ★★★★☆
▼사브리나(MBC 밤11·00)▼
감독 시드니 폴락. 주연 해리슨 포드, 줄리아 오몬드. 1995년 작. 오드리 헵번 주연의 ‘사브리나’(1954년)의 리메이크 판. 줄리아 오몬드가 두 명의 멋진 남자 중 한 명을 골라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사브리나 역을 맡았다. 빌리 와일더 감독의 원판 ‘사브리나’가 젊은 여성의 자기 발견과 갈등에 중점을 두었다면, 리메이크 판은 고독한 갑부 라이너스(해리슨 포드)의 중년의 위기, 뒤늦게 찾아온 사랑에 더 비중을 두었다. 원제 Sabrina. ★★★☆
(※만점〓★ 5개. ☆는 ★의 ½. 평가〓‘믹 마틴&마샤 포터의 비디오무비 2000’, 동아일보 영화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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