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국악한마당', 가수 인순이 판소리 배우는 과정 소개

  • 입력 2000년 5월 26일 20시 47분


가수 인순이가 명창 신영희 선생의 문하에서 판소리를 배운다. 물론 ‘본업’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일주일에 한차례씩 최소한 두달이상 소리를 배울 계획. KBS 1TV ‘국악한마당’(일요일 오전11시)은 ‘인순이의 도전, 득음(得音)을 향하여’코너에서 인순이가 판소리 배우는 과정을 계속 중계한다.

인순이는 “창이나 판소리의 발성이나 창법이 대중가요와 음악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는데 시간을 내지 못했다”며 “이처럼 방송을 통하면 억지로라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우선 민요인 ‘물레타령’을 배웠다. 궁극의 목표인 판소리를 배우기 위해서는 우선 민요부터 배워야한다는 스승의 지침 때문. 인순이는 “민요는 소리가 깊이있고 한이 배어 있다”며 “배에서 시작해 몸 전체의 울림으로 소리를 내는 발성법이 대중 가수가 흉내내기 참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요즘 어린 가수들이 성대만을 이용해 노래하는 것은 목소리를 쉽게 상하게 한다고.

첫 수업 시간부터 인순이는 진땀을 뺐다. 신영희 선생과 오래전부터 교분이 있었으나 민요의 느낌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악보가 없어 흰 종이에다 ‘암호’처럼 표시를 하는 등 노력을 했으나 막상 들어보니 엉망이었다. 인순이는 “마치 창을 가요처럼 불렀다”며 “22년 넘게 노래해왔지만 아직도 채워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신영희 선생은 “인순이는 대중가수로 유명하지만 자기 직업에 대한 프로 정신이 투철해 짧은 기간이지만 뭔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제자’를 추켜 세웠다.

‘국악한마당’은 인순이 도전 코너 외에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인 오복녀 선생을 비롯해 김광숙 유지숙 등이 공연하는 서도의 대표적인 배뱅이굿, 여창가곡 예능보유자였던 김월하의 제자 김경배 선생과 홍종진 이화여대 교수 등이 스승을 추모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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