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선사는 배를 안전하게 항구에 정박시키는 안내자다. 항구에 정박하려는 배는 항구의 바닷속 지형이나 뱃길을 잘 모르기 때문에 가이드가 필요하다. 이때 해당 항구의 도선사가 배에 탑승해 뱃길을 안내한다. 도선사는 특히 수출입 교역량의 증대로 해상운송이 급증하고 배가 대형화됨에 따라 그 비중이 부각되는 전문직이다.
EBS ‘직업의 세계’(4일 오전 10시50분)는 해상 교통의 안전을 책임지는 도선사를 소개한다.이귀복 이왕효 차창영 박영철씨 등 부산과 인천항에서 활약하는 도선사들이 스튜디오에 나와 자기 직업의 세계를 소개한다.
도선사는 선박 관련 직종의 꽃으로 자격증은 하늘의 별따기로 불릴 만큼 어렵다. 총톤수 6000톤 이상의 선박에서 7년 이상 선장으로 일해야 도선 수습생 시험을 볼 수 있고 다시 6개월 실습을 쌓은 뒤 해양수산부에서 시행하는 도선사 자격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20여년 이상 선박과 관련된 일을 해야 할만큼 오랜 경륜과 고도의 항해술이 필요하다. 국내 최연소 도선사가 47세일 정도.
도선사의 유래는 BC 1000년경 고대 페니키아에서 유래했고 한국에서는 신라 때 도선사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파일럿(Pilot)이란 영어 단어도 사전에 ‘수로(水路) 안내인’이라는 설명이 맨먼저 나온다.
도선사의 생활은 바다와 같다. 이왕효씨는 “지구를 10 바퀴 이상 돌았고 육지에서 산 것보다 선상에서 생활한 기간이 더 길다”고 말한다.
박영철씨는 “안전사고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어 생명보험도 가입시켜주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희귀 직종인만큼 수입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세금을 많이 내는 직업이 변리사 관세사 도선사의 순으로 손꼽힐 정도. 그러나 박영철씨는 수입이 얼마나되는 지 밝히지 않은 채 “상당히 부풀려진 대목이 있다”고 말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