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게임’중 ‘확률게임-사랑의 힘으로’는 마치 수영복 차림을 보여주기위한 코너같다. 이 코너에서는 인기 그룹이나 연예인 부부가 출연해 상대나 배우자를 물에 빠뜨리지 않도록 단추를 선택하는 게임을 벌인다. 성공하면 다른 여성이 물에 빠지고 회를 거듭할수록 성공확률이 줄어든다.
그런데 이 코너의 카메라 앵글이 문제다.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이 물에 빠져 헤엄치는 장면을 수중 촬영으로 그대로 보여준다. 리얼하긴 해도 굳이 몸의 절반 이상이 드러난 여성이 물속에서 허우적대는 장면을 굳이 일요일 오전부터 TV 화면에 가득 담을 이유가 있을까.
그 다음 프로인 ‘좋은 친구들’.
여기서도 풀장에 촛불을 20여개 켜놓고 다이빙해 물을 튀겨 끄는 코너 ‘이색다이빙-촛불끄기’가 있다. 역시 수영복 차림의 남녀가 등장하고 수중 촬영도 마찬가지다.
‘주영훈의 요리특공대’나 ‘윤정수의 요리돌격대’는 정보가 되는 요리보다는 출연진인 연예인(‘룰라’ ‘듀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바람둥이가 되면 머리를 잘쓰기 때문에 두뇌 발달이 된다”(주영훈)라는 등 상식 이하의 말들이 적지 않게 나온다.
다른 방송사들의 일요일 오전 시간대는 그다지 시끄럽지 않다. 시청자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체험 삶의 현장’(KBS1) ‘도전 지구탐험대’‘접속 해피타임’(KBS2)‘전원일기’‘사랑의 스튜디오’(MBC) 등이 편성돼 있다. 즉 유독 SBS만 ‘튀는’ 셈이다.
SBS는 일요일 오전 뿐아니라 낮 방송의 대부분을 ‘기쁜 우리 토요일’(재방송) ‘생방송 인기가요’ 등 오락물로 편성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일요일 오전 만큼은 오락물이더라도 가족이 한자리에서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내용이었으면 한다는 게 시청자 박순희(38·주부)씨의 지적이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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