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인디밴드 '이어부 프로젝트'3집 무더기 방송부적격

  • 입력 2000년 6월 20일 23시 25분


인디밴드 ‘이어부 프로젝트’는 ‘방송 부적격 판정’의 단골이다.

이번 3집 ‘21C 뉴 헤어’도 KBS에서 연주곡 하나를 빼놓고 11곡이 모두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KBS측은 “가사가 난해하고 저속하다”고 판정 이유를 밝혔다.MBC에서는 5곡이 통과됐고 6곡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98년 나온 2집 ‘개, 럭키 스타’도 이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어부 프로젝트’는 오히려 담담하다. 이들은 “분노보다 다양한 음악을 선보일 기회를 원천 봉쇄한다는 안타까움이 앞선다”고 말한다. 이들은 94년 데뷔 이래 음악 외에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널리 알려진 그룹.

‘이어부 프로젝트’의 음악 코드는 괴기스럽긴해도 여러 갈래의 상상을 자극하는 것. 멤버 마부(본명 백현진·28)는 “다중의 이미지를 나열시켜 놓고 팬들이 원하는 것만 섭취하기 바란다”고 말한다.

가사는 보통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말하기 꺼려하는 게 많다. 성전환한 엄마(‘초현실 엄마’)나 외국인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중국인 자매’)에 대해 속을 까발리듯 거침없이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간 음반은 1, 2집 합해 1만여장. 그래도 이들은 “이런 방식이 대중음악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유쾌한 일”이라고 말한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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