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존]<미션 임파서블 2>독주 계속

  • 입력 2000년 6월 27일 11시 08분


당분간 박스 오피스 기사는 개점휴업해야 할 지 모른다. 몇주간 순위에 변동이 없을 뿐더러 같은 얘기만 반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유는 딴데 있지 않다. <미션 임파서블> 속편의 독주가 지나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지난 주말 이틀간 서울에서만 16만3천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개봉 첫주말 이틀동안 20여만명을 동원한 것에 비해 다소 떨어지기 했지만 여전히 그 위력은 막강하다. 특히 평일 관객 동원이 만만치 않은데 배급사 UIP 집계로는 하루 평균 서울에서만 4만명 가까이 몰린다고 한다. 웬만한 영화 주말 이틀 성적이다.

일주일동안의 수치가 56만에 이른 것은 평일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국 수치를 2배 혹은 2.5배라고 생각하면 이미 백만을 훨씬 넘겼으며 이 추세대로라면 예정대로 2백만 고지가 얼마 남지 않은 셈이 된다. 무엇보다 개봉된지 2주밖에 안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UIP는 현재의 인기 여세를 몰아 개봉관을 확대해 놓은 상태다.

<글래디에이터>의 노력이 가상하다. 같은 기간동안 서울에서 7만6천명을 모았다. 서울 누계는 72만명 정도. 전국 수치는 백50만명에서 약간 떨어지는 수치다. 이왕지사 <미션…>이 저럴 바에야 우리도 2백만까지 가보겠다는 의지다. 어차피 개봉 후반 흥행은 배급싸움에서 결정나는 것, CJ의 막강한 극장 체인 CGV의 힘을 믿겠다는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과 <글래디에이터>의 싸움이 어떻든 정작 큰일이 난 것은 국내 영화들이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동감>의 선전외에 현재까지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국내 영화계는 7월을 접어 들면서 심기일전하고 있긴 하지만 이들 외화에 맞서 뒤집기 한판을 성사시킬 수 있을 지 걱정된다.

콜드 게임을 만회하는 것을 넘어서 연장전까지 바라보며 회생의 안타를 칠 수 있는 작품으로 <비천무>가 꼽히지만 "일단 뚜껑을 열어 봐야 알 것"이라는 하나마나 한 소리밖에는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데스티네이션>이 서울 13만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는 것은 다소 의외다. 요즘 날씨가 덥긴 더운 모양이라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배틀 필드>는 어렵게 어렵게 상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말 성적으로 비추어 볼 때 장기전은 이미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작인 <처음 만나는 자유>는 블록버스터 틈새에서 빛을 내지 못한 셈이다.

주말 흥행 1만1천에 머물렀고, 이제 흥행 끝자락으로 가고 있는 우리영화 <동감>과 동률을 기록했다. <동감>은 서울 관객 누계가 24만 정도지만 지방에서 의외로 관객몰이에 성공해 전국 수치는 3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70여만 관객 동원이 <동감>의 최종 수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감> 아래로는 전부가 다 만명 아래다. 하지만 10위 순위에 오른 것만으로도 자족해야 한다. 홍콩영화 <젠 엑스캅>이 7위에 올랐고 다소 예상외인 것은 <실제상황>이 <이프>보다 관객을 더 모으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기덕 감독의 꾸준한 영화적 실험은 관객들은 여전히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인기스타라는 주진모를 주연으로 내세운 것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김 감독을 만나면 그의 어깨가 유난히 외로워 보일 것 같다. <쉘 위 댄스>는 끈질기다. 이번 주에도 역시 10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그만큼 관객이 들만한 작품이 적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오동진(ohdjin@film2.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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