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정지영. 주연 강수연 최민수. 1997년작. 월남전의 상처를 더듬던 ‘하얀전쟁’의 정지영감독이 사회적 의식보다 영화적 재미에 눈을 돌리고 선보인 스릴러. 두 영화 제목의 색깔만큼 영화내용이나 스타일도 대조적이다. 한국영화계에서 남녀배우중 가장 카리스마가 넘친다는 최민수와 강수연의 눈빛 대결이 제법 볼 만하다. 윌리엄 하트와 캐서린 터너가 주연한 ‘보디히트’를 떠올리게 한다. 타락한 형사와 요부의 속고 속이는 사랑과 음모라는 스토리는 진부한 맛이 없지 않지만 나름대로 인간성에 대한 암울한 묘사와 극적 반전으로 한국영화에서 드문 스릴러의 가능성을 열었다. 97년 대종상영화 감독상과 98년 백상예술대상 감독상 수상작. ★★★
▼카프카(EBS 오후 2·00)▼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주연 제레미 아이언스, 테레사 러셀. 1992년작. 원제 Kafka.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로 26살의 나이에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스티븐 소더버그의 비주얼한 영상이 돋보이는 작품. 인간운명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포착한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프란츠 카프카의 실제 생애를 ‘성’과 ‘심판’ 등 그의 암울하면서도 환상적인 작품속 세계와 결부시킨 독특한 영화. 지루한 일상은 흑백화면에, 일상을 전복하는 초현실적 세계는 컬러화면에담은 영상은 돋보이지만 난해한 스토리는 지하실속에 떨어지는 빗방울마냥 졸음을 불러온다.★★★☆
▼브룩실즈의 러닝 와이드(KBS 밤 11·05)▼
감독 던컨 맥클래클런. 주연 브룩 실즈, 존 바티. 1992년작. 남아프리카에서 12년째 표범을 찍고있는 다큐멘터리 영화작가 존 바티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속에서 실제 본명으로 주연까지 맡은 자연보호론적 영화. 표범들의 생태를 담아낸 내용이 관심을 끈다. 80년대 최고의 미녀배우로 손꼽혔던 브룩 실즈는 국내에서 그의 영화가 소개될 때 자신의 이름을 영화제목 앞에 내건, 그래서 재미없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영화 외에는 출연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원제 Runnig Wild. ★★☆
(※만점〓★ 5개. 평점 출처〓‘믹 마틴&마샤 포터의 비디오무비 가이드 2000’·동아일보 영화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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