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휴가철 신작 봇물 "비디오 삼매경"

  • 입력 2000년 7월 10일 18시 53분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지 않은 이맘 때가 되면 비디오 대여점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는다. 보지못한 영화가 대여점에 수백편 쌓여 있어도 대개는 신작 프로에 손이 가기 마련. 7월의 신작 비디오들중 볼 만한 영화를 골랐다. 괄호안 전화번호는 구입이 가능한 비디오들의 판매사.

▼호러·스릴러▼

이번 주에 나올 팀 버튼 감독의 ‘슬리피 할로우’가 가장 돋보인다. 1799년 세기말, 연쇄살인사건을 접한 젊은 수사관을 통해 이성과 비이성의 대립을 그렸다. 끝이 좀 싱거워도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지우는 시각적 표현력이 탁월하다.

일본영화 ‘쌍생아’도 흥미로운 시각적 체험을 선사하는 영화. 쌍둥이로 태어나 한 아이는 거지가 되고 한 아이는 의사가 되는 기구한 이야기를 스릴러 기법으로 다뤘다.

‘스크림’시리즈의 완결편 ‘스크림3’도 무더위를 식혀줄 호러영화.

▼액션▼

대여점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르이지만 아쉽게도 이달에 출시되는 액션영화는 그리 많지 않다. 7일 나온 ‘007 언리미티드’가 그나마 ‘대박’급.

생각없는 액션이 싫다면 이번 주 출시될 ‘힙합 쿠데타’를 눈여겨 볼만하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액션 버전이라 할만한 이 영화는 뉴욕 흑인거주지역의 열악한 환경에서 어쩌다 학교를 점령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아이들의 찡한 사연을 힙합 뮤직비디오같은 화면에 담았다.

‘포트리스2’와 ‘젠 엑스 캅’도 무더위를 식혀줄만한 액션영화들.

▼가족·아동▼

이번 주에 나올 ‘바이센테니얼 맨’은 인간이 되고싶어하는 로봇의 열망을 그린 아이작 아시모프 원작의 가족영화. 로빈 윌리엄스가 탁월한 연기를 보여주지만 너무 긴 것이 흠이다.

TV 어린이프로 ‘세서미 스트리트’의 주연 엘모가 아끼는 담요를 찾아 떠도는 모험을 그린 ‘엘모의 대모험’은 어린이용이지만 코믹한 내용과 노래는 어른이 봐도 재미있다. 그러나 한글자막판이라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보기엔 다소 어렵다.

홍당무(02-3446-2217)가 출시한 ‘가시덤불 울타리’는 취학전 어린이에게 적합한 애니메이션. 귀엽고 앙증맞은 들쥐들과 파스텔 톤의 따뜻한 색상이 돋보인다.

4m가 넘는 거대한 고릴라가 등장하는 ‘마이티 조 영’과 영리한 개 베토벤의 맹활약을 그린 ‘베토벤3’도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영화들.

▼고전▼

‘워너 걸작 컬렉션’의 이름으로 4편의 고전영화가 스타맥스(02-3430-5365)에서 나온다. ‘수색자’는 존 웨인, 나탈리 우드가 주연한 서부영화. 인디언을 백인 주인공과 대등하게 묘사함으로써 나쁜 인디언과 착한 백인의 이분법을 깨뜨렸다. 존포드 감독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지만 속도에 익숙한 요즘 관객들의 눈엔 다소 낯설 영화다.

험프리 보가트 주연의 ‘말타의 매’는 필름 누아르의 원조격인 흑백영화이며 ‘필라델피아 스토리’는 1941년 제임스 스튜어트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로맨틱 코미디. 또 청부살인을 모티브로 한 ‘히치콕의 스트레인저’ 등 4편 모두 국내에 한 번도 소개되지 않았던 영화들이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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