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의 대명사격인 미국의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올해 여름과 겨울을 대표할 코미디영화 두편을 제작하면서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하고 있다.
먼저 29일 미국 개봉을 앞둔 ‘너티 프로페서2’. 셔먼 클럼프(에디 머피)라는 뚱뚱한 천재교수를 등장시켜 많은 미국인들의 고민인 비만문제를 코믹하게 다룬 ‘너티 프로페서’의 속편이다. 전편이 뚱뚱하지만 착한 셔먼 클럼프와 그가 개발한 다이어트 신약으로 탈바꿈하는 섹시하고 비열한 버디 러브간의 ‘지킬박사와 하이드’적 이야기라면 후편은 전편에서 주변인물로 등장한 셔먼 클럼프 가족들의 고민에 더 초점을 맞췄다.
전편에 이어 셔먼과 버디 러브는 물론 셔먼의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까지 1인 6역을 맡은 에디 머피는 분장을 위해 하루에 7시간까지 투입해야 했다. 영화는 이렇게 한 명씩 연기한 클럼프가족을 한 화면에 집어넣는 것은 물론 유전자치료제의 부작용으로 덩치가 집채만큼 커지는 햄스터를 등장시키는 등 온갖 특수효과로 눈을 즐겁게 한다.
이 때문에 이 영화의 주연급 배우는 에디 머피와 자넷 잭슨이 전부지만 전편에 5200만 달러 들었던 제작비는 7000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유니버설스튜디오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노린 또다른 코미디 대작 ‘그린치’의 제작비는 다시 두배가 더 뛴 1억4000만 달러에 이른다. ‘그린치’는 1957년 만화로 발표된 뒤 1966년 TV드라마로도 만들어져 대중적 인기를 누린 작품으로 개 얼굴을 닮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후빌마을의 심술꾸러기 ‘그린치’가 이 마을의 크리스마스를 망쳐놓는다는 코미디영화.
백인 에디 머피라고 할만한 짐 캐리는 이 영화에서 아예 자신의 본모습을 포기하고 초록색 털복숭이 심술꾸러기로만 등장한다. 목소리와 눈빛, 몸짓으로만 그가 짐 캐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이를 위해 짐 캐리는 매일 3시간반씩 분장에 공을 들였고 다른 배우들도 평균 2시간반씩 분장을 해야했다.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이 영화 홍보를 위해 지난주 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 18개국 300여명의 영화계 인사를 할리우드로 초청, 화려한 파티를 열었다. ‘그린치’ 세트장에서 펼쳐진 파티장은 한 여름에 눈이 펄펄 날리는가 하면 서커스를 방불케하는 묘기가 펼쳐졌다.
짐 캐리는 감독 론 하워드와 함께 이 파티장에 등장, “어릴적부터 매료돼 온 ‘그린치’를 연기하게 된 것은 내 배우 인생에서도 가장 큰 영광”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두 영화의 제작을 모두 맡은 브라이언 그레이즐은 “코미디와 특수효과의 만남은 이제 거의 예술적 경지에 이르렀다”면서 “하지만 짐 캐리나 에디 머피가 없었다면 두 영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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