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수 EBS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하반기 EBS를 활용한 공교육 내실화 및 과외 수요 해소 대책 등을 다각도로 펼쳐 과외 허용에 따른 사회적 낭비와 부작용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99년 조사 발표한 초중고 과외비는 6조7719억원. 올해 정부 예산 92조 7000억원의 7%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정부의 문화관련 예산이 올해 처음으로 1%를 넘긴 점을 감안하면 과외비가 국가 경제규모에 비해 얼마나 비정상적인 규모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EBS는 일단 교과프로그램별로 기초 중급 고급 등 3개 과정으로 나눠 학생들이 자기 수준에 맞게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할 방침. 일례로 고3 수능 시험생들의 귀가 시간이 밤 10시 이후이므로 이에 맞춰 수능프로그램을 집중편성한다는 것이다.
또 EBS 연구진,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우수 평가문항 개발위원회’를 구성해 수능시험의 적중률도 높일 계획이다. 박 원장은 “현재 수능 적중률이 76%에 이르는데도 학부모들이 심리적 불안감 때문에 과외를 고집한다”며 “전문가 집단을 통해 EBS만 보고도 수능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주 지역의 경우 EBS 프로의 활용으로 인문계 고교 졸업생 4년제 대학 진학률 85.1%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는 과외 비율이 높은 서울 지역의 대학 진학률 56.7%보다 훨씬 높다. 또 대구 영신고도 EBS 프로를 활용해 전국학력평가에서 최저 순위에서 상위로 올라섰다.
EBS는 또 30여억원을 투자해 사이버 교육 시스템을 11월 개통할 예정. 사이버 시스템은 영국 BBC와 교육성이 공동 개발한 일종의 교육포털사이트인 ‘BBC 리비전’을 도입할 예정이다.
박사장은 “존 다이크 BBC 사장이 올해 취임 일성으로 21세기 교육 콘텐츠의 중요성을 천명한 바 있다”며 “EBS도 앞으로 과외 흡수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에 역점을 두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EBS는 최근 뉴미디어 국장을 아웃 소싱했으며 프로그램 제작에 PD와 기술직간에 직종의 벽을 허무는 등 파격적인 인사 정책도 시행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