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장면은 살인을 저지른 뒤 외딴 섬의 낚시터에 숨어든 남자(김유석 분)가 경찰이 찾아오자 낚시터 좌대 밑으로 숨는 장면.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남자는 목에 낚싯바늘을 걸고 좌대 밑 물속으로 숨고, 경찰이 돌아간 뒤 낚시터를 운영하는 여자(서정)는 낚싯줄을 잡아당겨 남자를 건져낸다.
이 못지않게 엽기적인 장면은 자신에게서 멀어져가던 남자를 소유하기 위해 여자가 낚싯바늘로 자해하는 장면. 낚싯바늘을 자신의 국부 안에 집어넣고 물에 빠진 여자를 남자가 낚싯줄을 감아 건지는 장면은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렵다.
광란에 가까운 남녀의 집착을 보여주던 김감독은 마지막 장면에서 남자가 여자의 자궁안으로 들어가는 상징을 통해 애매한 화해를 시도했지만, 그 ‘화해’를 수용하기에 앞부분의 거친 공격성, 착란에 가까운 집착, 인간관계에 대한 비뚤어진 묘사가 너무 강렬하다. 4월말 국내 개봉 때 4주 동안 상영되면서 서울에서 3만명의 관객을 끌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