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3일 첫 방송되는 MBC 미니시리즈 <비밀>(극본 정유경·연출 김사현)의 주인공 류시원과 18일 시작하는 KBS2 월화드라마 <가을 동화>(극본 오수연·연출 윤석호)의 주인공 송승헌이 본격적인 연기 대결을 벌인다.
류시원은 기존의 이미지와 판이한 역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고 송승헌은 송승헌 대로 그동안의 부진을 씻기 위해 이를 갈고 있어 두 사람의 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부드러움의 대명사' 류시원은 <비밀>에서 7년 연기 생활의 일대 전환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느낌>, <세상끝까지>서부터 <진실>에 이르기까지 매너있고 단정한 역을 단골로 삼았던 그가 머리를 짧게 쳐 염색하고, 귀고리까지 달고 나와 '껄렁껄렁'한 날라리로 변신한다.
이복자매인 희정(김하늘)과 지은(하지원)사이에서 김민종과 4각구도를 이룰 류시원은 김민종과 역할이 바뀐 것 아니냐는 의심 아닌 의심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낙천적이고 유들유들한 성격에다 허세와 잡기까지 능한, 미워할 수 없는 준호역에 류시원은 내심 자신 있어 하는 눈치다.
KBS드라마에 처음 모습을 내미는 송승헌 역시 SBS <팝콘>의 부진한 성적을 만회해 보겠다는 결의가 만만찮다. 류시원의 안정된 연기력에 비하면 약간 열세이지만 영화 <카라>, 드라마 <해피 투게더> 등에서 차근차근 쌓아온 연기력을 마음껏 펼쳐보이겠다는 포부다.
14년간 친동생으로 지내 온 은서(송혜교)가 남남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남매 이상의 사랑을 느끼게 되는, 분위기 있는 화가 역을 맡은 것. 시트콤의 이미지가 강해 심각한 연기가 어울리지 않았던 송승헌으로서는 다소 어색해 보이는 역할이기도 하지만 성인 연기자로 자리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어긋나버린 사랑일지라도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기획의도를 송승헌이 어떻게 소화해 내느냐에 드라마의 성패가 달려 있는 것이다.
오현주<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