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를 연구해온 신기수박사(일본 덴리대강사)는 “특히 일본 농민들은 100여년전 통신사 일행의 영향으로 고기 맛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며 “감시의 눈을 피해 쟁기에 잽싸게 구워먹던 게 스키야키의 시작”이라고 주장한다.
12, 13일 오전 8시반 SBS를 통해 방영되는 ‘한일 음식문화교류사’(연출 윤동혁).
실제 제작진이 한 농가를 찾아 쟁기의 흙을 씻어내고 고기를 구운 스키야키도 “이거 누구 아이디어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맛이 괜찮았다.
이 프로는 음식을 ‘키워드’로 살펴본 한국과 일본의 문화교류사.
초밥 시루떡 두부요리 스키야키 비빔밥 단무지 찹쌀떡 왜간장 불고기….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과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맛’있는 프로다.
두 나라의 먹거리는 예상보다 훨씬 가까웠다. 양국에서 건너간 음식의 섞이고 또 섞이면서 새로운 ‘변종’을 만들기도 했다.
콩고물이 숭숭숭 묻어 있는 시루떡은 일본 대마도에서 단즈케모치라는 떡을, 가자미 식혜는 일본 시가 지방의 유명한 붕어초밥과 꽤나 닮았다.
그런가 하면 조선간장을 밀어낸 왜간장은 한국이 자랑하는 불고기를 탄생시켰고 우동은 한국인이 즐겨찾는 음식이 됐다.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건너간 두부는 비교적 확실한 문화교류사의 단면을 보여준다. 딱딱한 두부로 유명한 일본 고치(高知) 지방에는 임진왜란 때 끌려간 조선인 박호인이 두부를 만들었다는 자료와 일화가 남아 있다. 후쿠오카 교토 등 일본 10개 도시를 현지 취재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