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박철, 생방송中 욕설 파문…라디오 도중하차

  • 입력 2000년 9월 23일 13시 32분


지난 22일 갑작스럽게 라디오 방송에서 도중하차한 탤런트 박철이 8일 인터넷 생방송에서 방송위원회를 비난하는 심한 욕설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자신이 진행하는 SBS FM <박철의 2시 탈출> 생방송 도중 "니미, X팔, X같은 XX들아, 개XX들아, XX 이거, 이게 방송이야"라는 심한 욕설을 한 것. 이 발언이 나갈 때 라디오로는 신청곡이 방송되고 있어 마이크가 꺼져 있었지만, 동시에 중계되는 인터넷 방송으로는 아무런 여과없이 욕설이 그대로 방송됐다.

박철은 지난 7월 방송에서 특정 종교와 관련된 용어를 지나치게 사용한 것에 대해 방송위원회로부터 법정 제재인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받자, 이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욕설 방송을 알게 된 SBS는 그동안 박철이 잦은 돌출행동으로 방송위원회에 수차례 경고를 받은데다 이런 돌발사고까지 발생하자 10월 가을 개편때 진행자를 바꾸기로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교체 방침을 들은 박철이 22일 생방송 도중 제작진과의 협의 없이 '오늘을 끝으로 진행을 그만두겠다'는 내용의 발언을 해 방송사와 갈등이 생겼고, 이 과정에서 8일의 '욕설 방송'이 알려지게 됐다.

뒤늦게 박철의 이 사실을 접한 방송위원회는 22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개인 불만을 이유로 방송심의에 정면 도전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문제의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 자체를 거부하고 진행자 교체를 SBS측에 요구했고, SBS는 23일부터 윤지영 아나운서로 진행자를 교체했다.

'욕설방송'의 당사자인 박철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이유는 있지만 말 못하겠다. 자유롭게 방송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밝혀 이번 파문의 발단이 방송위원회의 징계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방송에서 욕설을 한 것에 대해서는 "마이크가 꺼져 있어 방송이 나가지 않는 줄 알고 사적으로 한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SBS 인터넷 <박철의 2시 탈출> 사이트에는 '박철 오빠 힘내세용', '박철 욕할 자격 있는자 몇이나 되겠습니까'라는 격려에서 '막 나가는 SBS, 이래도 되나'라는 항의까지 22, 23일 이틀 동안만 480건이 넘는 메일이 쏟아졌다.

지난해 10월13일 첫 방송된 <박철의 2시 탈출>은 진행자 박철의 돌출발언으로 방송위원회로부터 9차례의 징계를 받았으며 3차례 사과방송을 했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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