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TV영화/8일]오손웰즈의 걸작 '제3의 사나이'

  • 입력 2000년 10월 6일 18시 59분


▼제3의 사나이(EBS 오후2·00)▼

감독 캐롤 리드. 주연 조셉 코튼, 오손 웰즈. 1949년작. 영국 영화산업에 끼친 공로로 ‘경’이라는 호칭까지 부여받은 캐롤 리드 감독 영화 중 최고 걸작.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 장르 가운데서도 첫손에 꼽히는 작품이다. 전후의 혼란스러운 비엔나를 무대로 어두운 음모에 갇힌 세상과 정체성 혼란에 빠진 인물을 우수어린 분위기로 그렸다.

2차 세계대전 직후 4개 승전국에 의해 공동으로 치안이 유지되던 오스트리아 수도 비엔나에 미국인 홀리(조셉 코튼)가 도착한다. 3류 소설가이자 빈털터리인 홀리는 비엔나의 친구 해리(오손 웰즈)의 일자리 제안을 받아들여 방문한 것. 그러나 홀리가 도착한 날 해리는 차 사고로 죽고, 홀리는 석연치않은 해리의 죽음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조셉 코튼과 오손 웰즈 콤비의 명연기가 빛나며 마지막 장면은 영화사에 남을만큼 인상적이다. 원제 The Third Man. ★★★★★

▼<칼라하리의 모험>(KBS1 밤 11·05)▼

감독 마이클 솔로몬. 주연 리즈 위더스푼, 막시밀리안 쉘. 1993년작.

밀렵꾼에게 졸지에 습격당해 부모를 잃은 소녀 노니(리즈 위더스푼)는 친구 해리(에단 엠브리)와 함께 그들을 도와줄 유일한 사람인 모파티 대령(막시밀리안 쉘)을 찾아 칼라하리 사막을 횡단한다. 이들을 도와줄 사람은 젊은 부시맨 하나 뿐.

차량과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사막을 가로지르는 어린이들이 시련을 겪으며 용기를 배우는 모험영화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기획에 참여했다. 원래 와이드 스크린으로 촬영한 영화여서 TV로는 장대한 영상을 즐길 수 없는 것이 흠. 원제 A Far Off Place. ★★★☆

▼꼬리치는 남자(MBC 밤 12·30)▼

감독 허동우. 주연 박중훈, 김지호. 1995년작. 훔쳐 본 여자와 훔쳐보는 세상을 코믹하게 그린 코미디.

여자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시각장애인 재수(박중훈)는 교통사고 후 자신의 개 다롱이와 영혼이 뒤바뀌어 세상을 볼 수 있게 된다. 할리우드에서 스카우트 해온 개 빙고의 앙증맞은 연기가 관람의 포인트. ★★

(※만점〓★ 5개. ☆〓★의 ½. 평점출처〓‘믹 마틴&마샤 포터의 비디오무비 가이드 2000’·동아일보 영화팀)

[볼만한 TV영화/7일]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EBS 밤10·30)▼

감독 루이스 브뉘엘. 주연 페르난도 레이, 줄리앙 베르또. 1972년작.

평생 가톨릭 교회, 부르주아, 파시즘을 비꼬고 공격하는 영화를 만들어온 스페인의 거장 브뉘엘 감독의 만년의 걸작. 꿈과 현실을 교묘하게 결합해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사회와 인간의 우스꽝스러운 단면을 꼬집는 그의 영화적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네 명의 부르주아가 한 부부로부터 식사초대를 받지만 약속된 날보다 하루 일찍 도착하게 되어 근처 식당에 간다. 식당에서 이들은 뜻하지 않게 식당 주인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럴듯한 저녁식사를 하려던 이들의 욕망이 좌절되는 과정을 통해 부르조아의 처세술, 허세와 가식을 통렬하게 조롱했다.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원제 Le Charme Discret de la Bourgeoisie. ★★★★

▼멀티플리시티(MBC 밤11·10)▼

감독 해롤드 레미스. 주연 마이클 키튼, 앤디 맥도웰. 1996년작.

내 몸이 열 개라면…. 일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 한 번쯤 해봤음직한 상상을 스크린에 옮겨놓은 코미디.

회사에선 사장에게 시달리고 집에서는 아내 로라(앤디 맥도웰)의 바가지에 시달리던 건축기사 더그(마이클 키튼)는 어느날 유전공학 연구소 리드 박사(해리스 율린)의 제안으로 자신의 복제인간을 만든다. 복제인간의 덕을 톡톡히 본 더그는 복제인간 2,3호를 계속 만드는데 이제 상황이 꼬이기 시작한다. 1인 4역을 소화한 마이클 키튼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돋보인다. 원제 Multiplicity. ★★★☆

▼연풍연가(KBS2 밤10·40)▼

감독 박대영. 주연 고소영, 장동건. 1998년작.

일상을 벗어나 제주도에 온 태희(장동건)는 우연히 만난 관광가이드 영서(고소영)와 함께 오래된 연인처럼 제주도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점점 서로에 대해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영화 ‘접속’의 조감독이었던 박대영 감독의 데뷔작.

20대에 한 번쯤 꿈꿔볼만한 ‘낯선 곳에서의 로맨스’에 대한 판타지를 깔끔한 영상에 옮겼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영상은 아름답지만, 그 영상에 스민 정서의 울림은 다소 약하다. ★★★

(※만점〓★ 5개. ☆〓★의 ½. 평점출처〓‘믹 마틴&마샤 포터의 비디오무비 2000’·동아일보 영화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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