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와 MBC가 젊은 취향의 미니시리즈 ‘줄리엣의 남자’와 ‘비밀’로 포진하고 있는 이 시간대에 KBS2가 18일부터 50부작 드라마 ‘천둥소리’(밤 9시50분)로 뛰어든다.
‘천둥소리’는 조선시대 인물로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사극. 2년여만에 수목드라마를 본격적으로 부활한 KBS가 내놓은 첫번째 야심작이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목민심서’는 당초 일일 사극으로 만들어졌다가 개편과 함께 수목드라마로 됐다.
수,목요일 밤 10시대의 시청률을 양분하고 있는 ‘줄리엣의 남자’와 ‘비밀’의 주 시청자층은 모두 20대, 30대 여성으로 두 방송사가 겹친다. 반면 KBS는 사극으로 50대 이상의 여성과 40, 50대 남성 시청자층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허균역은 한동안 출연이 뜸했던 최재성이 맡아 열연한다. 남부러울 것 없는 명문가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허균은 신분의 구분없는 이상사회를 이루기 위해 모반을 꾀하다가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인물. KBS는 허균의 삶 자체가 극적인 만큼 드라마도 흡인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균의 정신적인 연인인 기생 매창역으로는 오정해가 등장한다. 오정해는 영화 ‘서편제’로 스타가 된 후 영화와 라디오,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쳐 왔으나 TV드라마는 처음이어서 ‘천둥소리’가 데뷔작인 셈. 10회부터 등장하는 오정해는 기생역인 만큼 자신의 특기인 ‘소리’실력도 유감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허균과 함께 이 드라마에서 비중있는 인물은 허균의 누이 허초희. 호인 허난설헌으로 더 많이 알려진 요절한 천재시인 허초희역에는 연기 경력 5년째인 ‘신인 아닌 신인’ 탤런트 하다솜이 맡았다.
이상우PD는 “빠른 템포와 젊은 감각으로 차별화된 사극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왕건’ ‘가을동화’ ‘좋은걸 어떡해’ 등으로 최근 드라마 종합 순위 1,2,4위를 차지하며 주말, 월화, 일일 드라마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KBS가 과연 수목드라마에서도 성공을 거둘지 관심거리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