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늙었고 바람막이가 되어줄 배우자를 찾기에는 너무 군식구가 많았다. 그런 그가 전체 미국대륙에서도 살벌하기로 소문난 뉴욕의 이스트할렘의 한 공립학교에서 임시교사로 바이올린을 가르칠 기회를 갖게 된다.
변변한 교사경력 한번 없는 그녀는 50개의 바이얼린과 열정만으로 ‘7음계를 파까지만 알아도 다행’이라는 할렘의 청소년들에게 음악과 인생의 소중함을 깨우쳐 준다. 10년후 그녀의 특활수업은 3개 학교로 확대됐고 배출한 제자도 수백여명에 이르렀지만 교육위원회에서는 예산부족을 핑계로 사치스런 바이올린반부터 없애라고 지시한다.
영화는 여기서부터가 진짜다. 과스파리는 이미 10년전의 나약한 이혼녀가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의 혼신의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 그 결정에 맞서 싸우기로 하고 제자들과 학부모들의 후원 속에 예산마련을 위해 ‘바이올린축제’라는 공연을 준비한다. 그리고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꿈에서 그리던 카네기홀에서 할렘의 꼬맹이들을 이끌고 아이작 스턴, 이츠하크 펄먼, 아널드 슈타인하트, 마크 오코너 같은 바이올린의 대가들과 한 무대에서 협연을 펼치는 감동의 기적을 이뤄냈다.
이 영화를 위해 4개월반동안 레슨을 받았다는 메릴 스트립은 초보자라고 믿어지지 않을만큼 능숙한 바이올린 활놀림을 연기했고 ‘스크림’ 시리즈 등으로 공포영화의 귀재로만 알려졌던 웨스 크레이븐의 연출도 의외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져다주는 진짜 감동은 뉴욕을 아라비안나이트 속 바그다드처럼 마법의 도시로 바꿔버린 실화의 힘이다. 과스파리는 ‘바이올린축제’ 공연과 이 영화의 힘으로 지금도 꿋꿋하게 이스트할렘에서 바이올린을 가르치고 있다. 전체 연령 관람가.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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