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30일 프로그램 개편을 단행한다. 이번에 신설되는 프로그램은 모두 12개. KBS가 1,2TV 두 채널을 합쳐 12개 프로그램을 신설한 것과 비교해 보면 ‘대폭’ 손질한 셈.
그러나 대부분의 신설 프로그램은 아침 시간대와 밤 11시 이후 시간대에 몰려 있어 사실상 주요 시간대에는 큰 변화는 없는데다 신설된 프로그램도 참신한 포맷이 아니어서 시청자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개편의 큰 특징은 뉴스와 오락성 강화.
‘피자의 아침’이 폐지되면서 상대적으로 아침 출근시간대 스트레이트 뉴스를 확대키로 했다. 또 뉴스데스크, 아침뉴스, 마감뉴스의 앵커까지 모두 교체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침뉴스 앵커가 뉴스데스크로, 마감뉴스와 뉴스데스크 앵커가 아침 뉴스로 옮겨 앵커끼리의 ‘자리 바꾸기’ 정도에 그쳤다.
주말의 경우 ‘오락성 강화’가 두드러진다. ‘생방송 음악캠프’ ‘목표달성 토요일’ ‘생방송 퀴즈가 좋다’ ‘일요일 일요일밤에’ 등 시청률면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기존 프로그램은 방영시간을 확대했다. 또 코미디프로그램인 ‘코미디하우스’와 신변잡기를 주제로 한 토크쇼 ‘이소라의 사랑할까요’를 신설해 ‘오락성’이 짙어진 셈.
KBS가 ‘도올의 논어 이야기’로 공략하고 있는 금요일 밤 10시대에는 ‘베스트극장’을 이동 배치했다. 이에 따라 MBC의 평일 밤 10시대는 모두 드라마로 채워지게 됐다.
반면 ‘공영성’을 내걸고 이번에 신설된 프로그램 중 ‘행복한 TV,가족’(금요일 저녁 7시)외에는 대부분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에 배치돼 ‘구색맞추기용’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통일전망대’는 토요일 오전 7시30분에, 날카로운 풍자를 신설 이유로 내세운 ‘임현식의 세상돋보기’는 밤 11시 55분에 편성됐다. 그나마 방영 시간은 각각 15분, 5분. 교양성 프로그램인 ‘김국진의 여보세요’ 역시 밤11시반에 배치됐다.
각 방송사가 ‘어쩔수 없이’ 방영해야 하는 시청자 옴부즈맨 프로그램인 ‘TV속의 TV’는 토요일 오후 1시대에서 토요일 오전 8시로 옮겨져 오히려 시청자 입장에서는 더욱 보기 힘들게 됐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