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 감정가 딘 코소(조니 뎁)는 악마관련 도서 수집가 볼칸 교수(프랭크 란젤라)로부터 악마 루시퍼가 직접 썼다는 책 ‘어둠의 왕국과 아홉 번째 문’의 판본이 진짜인지 감정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딘은 이 책을 프랑스, 포르투갈에 남아있는 다른 두 권의 판본과 비교해 어느 것이 진짜인지를 가려내려 하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세력의 추격을 받기 시작한다. 딘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역시 정체가 모호한 수호 천사의 도움을 받아 책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간다.
딘과 주변 사람들이 책에 나와있는 그림과 동일한 방식으로 죽거나 다치고, 책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는 과정은 복잡한 퍼즐을 풀 듯 관객에게 추리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에이리언4’ ‘쎄븐’ 등을 촬영한 다리우스 콘쥐의 유려한 영상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그러나 너무 느린 호흡이 스릴러의 긴장을 희석시키는 것이 흠. 책의 비밀을 해독해 영생하려던 인간들의 하찮은 욕망은 좌절되는 대신, 악마의 계획이 밝혀지는 마지막 장면은 좀 느닷없다. ‘비터문’의 여주인공 엠마누엘 자이그너가 정체가 모호한 수호천사 역을 맡아 신비감을 보탰다. 11일 개봉. 15세이상 관람가.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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