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옥씨는 7일 사전 녹화된 <도올의 논어이야기> 9번째 강의에서 약 20분간에 걸쳐 기독교에 대한 생각과 '문제의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김씨는 자신은 "모태신앙으로 기독교를 믿고 있는 신자이고, 가장 먼저 공부했던 학문도 신학일 정도로 기독교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크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클릭! 현장21] KBS <도올의 논어 이야기> |
그는 자신이 신학을 공부하던 시절, 은사였던 안병무 교수의 일화를 들어 한국 역사에서 기독교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설명했다. 대대로 유학을 공부했던 선비 집안 출신인 안병무 교수는 당시 일부 유학자들이 부패하고 타락하는 모습에 실망해 "근대 사회에서 우리 민족에게 유일한 희망은 기독교라는 생각에서 신학을 택했다"라며 김씨에게 말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기독교에 대한 자신의 발언은 "우리 근대사에 그처럼 큰 기대와 희망을 한몸에 받았던 기독교가 현대에 이르러 그런 희망과 바램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다시 일어나라는 격려와 각성의 차원에서 한 것"이라며 "나는 결코 반기독교주의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한 "기독교에서 강조하는 예수의 사랑과 공자의 '인사상'은 서로 통하는 것"이라며 종교를 초월한 성인들의 보편적인 진리를 강조했다.
김용옥씨는 최근 자신의 강의 내용을 두고 기독교 내에서도 보수적인 신자와 진보적인 신자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고, 네티즌들이 친기독교와 반기독교로 의견이 양분되는 상황에 대해 제작진에게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도올의 논어이야기>의 담당 연출자인 오강선 PD는 "김용옥씨는 자신이 '종교의 역할에 대해 학문적인 논쟁이나 논리적인 토론이 벌어지기를 원했지, 이처럼 사회에 파문이 일고 특히 둘로 나뉘어 반목하고 분란이 일어나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며 답답해 하더라"고 밝혔다.
오 PD는 "<도올의 논어이야기>를 위해 김씨를 6개월 넘게 끈질기게 섭외했었다"며 "방송이 예정된 1년 동안 모든 외부활동을 중단하고 오직 <도올의 논어이야기>에만 신경을 쓰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여온 그가 요즘 외부에서 벌어진 사건들로 인해 강의 준비에 전념하지 못해 안타깝다"는 말을 덧붙였다.
첫 방송부터 많은 화제와 관심을 모았던 <도올의 논어이야기>는 김씨가 방송도중 성경에 기술된 예수의 탄생에 관해 의문을 제기한 이후 기독교내 보수 교단의 강한 비난과 방송중단 압력을 받아왔다.
특히 기독교내 유력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KBS에 공문을 보내 "특정 종교와 그 창시자를 비하 또는 매도하는 듯한 언사를 공영방송에서 방송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라고 항의하며 "앞으로 이러한 부분이 시정되지 않을 경우 법적인 대응과 시청료 거부운동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