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트로이 전쟁의 영웅 율리시즈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려다 10여년간 지중해를 방랑하며 겪는 모험 서사극의 무대를 1930년대 미국 미시시피주로 옮겨놓는다. 그리고 율리시즈를 포마드기름을 잔뜩 바른 헤어스타일에 집착하는 꺼벙한 죄수로 둔갑시킨다.
교도소에 복역중인 율리시즈(조지 클루니)는 댐건설로 물속에 잠기게 된 자신의 고향집에 120만달러를 숨겨뒀다는 말로 피트(존 터투로)와 델마(팀 블레이크 넬슨)를 설득, 농장에서사역도중 도망친다. 교도관들의 추적을 피해 율리시즈의 고향을 향하던 그들은 온갖 종류으의 사람들을 만난다.
영화의 묘미는 원전의 등장인물을 변형시킨 캐릭터 묘사다. 노래로 선원들을 홀리는 싸이렌은 강가에서 빨래하는 여인들로, 외눈박이 거인 퀴클롭스는 한쪽 눈에 안대를 한 불한당(존 굿 맨)으로 등장한다. 정숙한 아내 페넬로페(홀리 헌터)는 딸을 일곱이나 두고도 새로 시집가려는 여자로 바뀐다. 하지만 이런 지적 유희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어설픈 코미디에 그치고 만다.원제 O Brother, Where Art Thou. 18일 개봉.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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