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 혼(45년) 출생
11월21일은 코미디 스타 골디혼이 출생한 날이다. 외모만 놓고 보면 그녀가 나이 쉰을 넘긴 배우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그러나 골디 혼은 45년 11월21일 생으로 올해 55세. 그녀는 댄서로 시작해 TV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했다가 69년 영화 데뷔작인 <선인장의 꽃>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이변을 기록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최초의 극장 영화 <슈가랜드 특급>의 주연 여배우가 골디 혼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 그녀는 78년 코미디 영화 <파울 플레이> 이후부터 귀엽고 사랑스러운 외모에서 풍겨나오는 코믹한 이미지를 한껏 활용한 코미디나 코믹 액션 영화로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액션 배우 커트 러셀의 아내이기도 하다.
브루스 윌리스&데미무어(87년) 결혼
87년 11월21일은 브루스 윌리스(45)와 데미무어(37)가 만난 지 불과 몇 달만에 결혼식을 올린 날이다. 너무 서두룬 결혼 탓이었을까. 이들 부부는 98년부터 별거에 들어가 지난 10월25일, 13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공식 이혼했다. 이들에게는 12세, 9세, 6세의 세 딸이 있는데, 데미무어는 세 번째 아이를 갖고 있을 때 잡지 표지에 만삭의 누드를 공개해 세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1월22일 수요일
안드레이 줄랍스키(40년) 감독, 레오 카락스(61년) 감독, 제이미 리 커티스(58년) 출생
22일은 개성적인 감독들이 두 명이나 태어났다. 안드레이 줄랍스키 감독과 레오 카락스 감독이 그 주인공.
인간의 욕망에 관한 솔직한 시선과 인간을 구속하는 제도에 대한 끊임없는 저항의식으로 영화를 만들어온 안드레이 줄랍스키는 여배우들의 재능을 '재발견'해내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발굴해낸 여배우들은 로미 슈나이더, 이자벨 아자니, 소피 마르소 등이다. 소피 마르소와는 26년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해 연인이자 동료로서 영화생활을 함께하고 있다.
<나의 낮은 당신의 밤보다 아름답다> <쇼팽의 푸른 노트>를 발표하면서 다소 난해한 인물해석을 통해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영화언어를 만들었다. 소피 마르소가 주연한 최근작 <피델리티>에서는 정절을 성적 의미에서 사회적 의미로 확대시켰다.
안드레이 줄랍스키가 태어난 지 21년 후 프랑스에서 <퐁네프의 연인들>의 감독 레오 카락스가 태어났다. 그는 22세 때 흑백영화 <소년 소녀를 만나다>를 만들고 이어 <나쁜피> <퐁네프의 연인들>을 완성하면서 베일에 가려진 사생활에도 불구하고 대중들 사이에서 유명해졌다.
한때 영화를 그만둔다는 소문까지 있었던 레오 카락스는 <퐁네프의 연인들> 이후 8년만에 신작 <폴라 X>를 내놓았다. 이 영화의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섹스묘사는 '99년 칸 영화제'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날 출생한 배우로는 미국 LA에서 배우 토니 커티스와 자넷 리 사이에서 태어난 제이미 리 커티스가 있다. 할리우드 스타 배우의 딸로 자라 10세의 나이로 TV에 데뷔한 그녀는 이후 <할로윈>에서 어린 보모의 역할로 영화에 데뷔했다. 그러나 대 스타의 자녀로서 자신의 역량보다는 운이 좋은 배우라는 선입관이 늘 따라다녀 나름대로 다소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데뷔작의 영향인지 그녀는 <공포의 수학열차>(80) <할로윈 2>(81) 등에서 공포영화의 주인공을 지속적으로 맡다가 84년 연기자인 크리스토퍼 게스트와 결혼한 후 코미디 연기로 자신의 행보를 바꿨다. 캘빈 클라인과 공연한 코미디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88)는 박스 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기도.
케이트 윈슬렛&짐 트리플혼 결혼(99년)
작년 이 날은 <타이타닉> 여주인공 케이트 윈슬렛이 짐 트리플혼 감독과 결혼한 날이다. 그녀는 <타이타닉> 다음으로 'Hideous Kinky'에 히피 엄마로 출연하면서 이 영화의 조감독이던 짐 트리플혼과 만나 결혼하게 된다. 당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주변 사람들이 이 영화에 출연하는 것을 극구 말렸으나 본인의 고집으로 출연을 결심한 후 인생의 동반자까지 만나게 된 것.
■11월23일 목요일
클라우스 킨스키(91년) 사망
1926년 10월 18일 폴란드의 조포트에서 태어난 성격파 배우 클라우스 킨스키는 주로 독일을 무대로 활동하면서 특유의 원시적인 연기로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89년에는 흉칙한 외모와 기행에도 불구하고 만만치 않은 여성편력을 기록한 음악가 파가니니의 삶을 독특하게 조명한 <파가니니>의 연출과 주연을 맡았는데, 파가니니 못지 않은 흉칙한 외모로 당대 최고의 성격파 배우가 된 자신의 삶을 파가니니의 삶에 대입시킨 것 같은 묘한 느낌을 전해줬다.
클라우스 킨스키는 네 명의 여자와 결혼했으나 모두 이혼했고 두 딸인 나스타샤 킨스키와 폴라 킨스키는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11월24일 금요일
에밀 쿠스트리차(54년) 감독 출생, 루이말(95년) 감독 사망
유난히 상복이 많은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은 81년부터 98년까지 6편의 영화 모두가 칸,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스물 다섯 영화청년에게 베니스 은사자상을 안겨준 <돌리 벨을 아시나요?>는 그 서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85년 <아빠는 출장중>에 이어 10년만에 <언더그라운드>로 칸에서 두 번째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나 이 영화를 두고 발칸 반도를 둘러싼 정치적 이해관계가 뒤얽혀 끝내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다시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을 가지고 영화계로 돌아온 영화천재에게 베니스 영화제는 은사자상을 수여하며 반가이 맞이했다.
삶의 적나라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수습돼 가는 과정을 타고난 솜씨로 만들어가는 에밀 쿠스트리차. 그의 영화를 보면 관객들은 한바탕 시끌벅적한 축제에 초대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에밀 쿠스트리차의 생일 파티가 열리는 이 날, 또 다른 감독의 추도식이 거행된다. 24일은 <굿바이 칠드런> <데미지>의 루이 말 감독이 타계한 날이다.
87년 베니스와 세자르를 석권한 <굿바이 칠드런>은 유대인 학살에 관련된 프랑스인의 죄책감을 그린 영화다. <데미지>는 아들의 연인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느껴 격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내용의 영화. 92년 이 영화가 불륜을 이유로 국내에서 상영금지되자 루이 말 감독은 우리나라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정유미 <동아닷컴 기자> 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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