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이재한 감독의 데뷔작 ‘컷 런스 딥(The Cut Runs Deep)’은 뉴욕 뒷골목을 배경으로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떠돌다 꺾이고 마는 청춘을 그렸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한국인으로 태어나 미국 땅에서 자란, 뿌리없는 젊은이들이다. 벤은 JD를 선망하지만, JD는 목숨을 내놓은 하루살이 인생에 벤을 더 이상 끌어들이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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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회색 톤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상은 이 영화의 장점. 반면 ‘상처가 깊게 흐른다’는 뜻의 제목과 달리 성장의 통증이 느껴지지 않고, 너무 평범하다는 게 이 영화의 한계다. 벤과 JD 역의 실제 혼혈 배우들은 어느 각도에서 봐도 멋있는 외모가 돋보이지만, 연기를 한다기보다 CF모델같기만 하다. 절대 웃지 않는 JD의 고뇌의 정체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것도 이 배우의 연기를 ‘겉멋’으로만 보이게 만든다. 16일 개봉. 18세이상.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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