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개소문> 남북 공동제작을 추진해온 한국방송프로듀서(PD)연합회와 SBS는 3일 베이징(北京)에서 북한측 창구인 민족화해협의회측과 만나 <연개소문> 공동제작을 위해 1월말 남측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한다는데 합의했다.
베이징을 방문 중인 PD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이달말 김재형 PD연합회 고문과 윤세영 SBS 회장 등 5명이 4박5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 조선중앙방송위원회와 <연개소문> 공동제작을 위한 계약서에 서명하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남북이 공동으로 TV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개소문> 제작을 위해 북한에 촬영세트 등을 설치할 예정이며 남북 양측 연기자가 대거 출연하게 된다. <연개소문>은 100회분 이상의 대작으로 제작될 예정이며 <용의 눈물>을 연출했던 김재형 PD가 연출한다. 김재형 PD 등은 이를 위해 이달말 평양 방문때 북한의 TV 드라마 촬영현장을 참관하고 고구려유적 답사 및 북한측 TV 드라마 제작관계자와 만나 제작문제를 구체적으로 협의한다.
SBS와 PD연합회는 이번 방문때 영국 방송사가 제작한 <동물의 왕국> 156편을 북한에 방송용으로 기증하고 북한측이 제작한 백두산 칠보산 구월산 묘향산 다큐멘터리를 제공받기로 했다. 양측은 또 <연개소문>에 이어 <광개토대왕> 등 민족사를 재조명하는 드라마를 제작하는 문제에 관해서도 의견이 일치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연개소문은 고구려의 재상이자 장군으로 당나라 태종이 17만 대군을 이끌고 침입했을 때 안시성에서 60여일간의 혈전 끝에 당군을 격퇴했다. 이후에도 당나라 군대가 네차례나 침입했으나 이를 모두 막아냈다.
드라마 <연개소문>은 고구려 군과 당나라 군대의 전투장면 등을 통해 고구려인들의 기상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개소문’ 공동제작 합의는 북한에 촬영세트를 설치하고 남북 연기자가 함께 출연, 제작한다는 점에서 남북 화해 분위기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