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 야스지로는 구로사와 아키라, 미조구치 겐지와 함께 일본 영화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감독. 일본적 미학의 전형을 보여주는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는 일본 대도시의 소시민 가족이 등장하는 비슷한 이미지의 영화들을 통해 동시대 도시인들의 고단한 삶과 가족이 겪는 위기를 그렸다.
그의 영화에서 더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형식. 그는 사소한 이야기들을 엄정한 미니멀리즘의 형식 안에 담아내 영화사상 유례없는 형식미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작 ‘동경이야기’는 도쿄에 사는 아들 집을 방문한 시골 부모의 쓸쓸한 체류기를 그린 영화로 움직임이 별로 없는 카메라가 의미없는 공간을 무심히 훑는 듯해도 삶의 묵직한 비애감을 길어올린다.
회고전 상영작 중 ‘태어나기는 했지만’은 세상살이의 씁쓸함을 아이들의 눈으로 포착한 오즈 초기의 걸작. 또 오즈 영화세계의 출발점이라 할 ‘만춘’, 영화 평론가들이 ‘세계영화 베스트10’을 뽑을 때마다 빠지지 않는 ‘동경이야기’, 오즈의 마지막 작품인 ‘꽁치의 맛’ 등 11편의 영화가 매일 오후 1시40분, 4시, 6시반, 8시반 네차례에 걸쳐 상영된다. 또 특별 프로그램으로 오즈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오즈의 초상:살아보기는 했지만’이 18일 저녁8시반 등 세차례에 걸쳐 상영된다. 상영일정 안내는 인터넷(www.cinemathequeseoul.org)과 02―720―8702.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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