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주말의 영화/13일] EBS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外

  • 입력 2001년 1월 12일 19시 22분


KBS2 <식스맨>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EBS 밤9·00) ▼

감독 로제 바딤. 주연 브리지트 바르도, 장 루이 트레티냥, 크리스티앙 마르캉. 1957년작. 지난해 타계한 로제 바딤은 영화보다 브리지트 바르도, 카트린 드뇌브, 제인 폰다, 잔 모로 등 자신이 연출했던 영화 속 여배우들과의 숱한 염문으로 더 잘 알려진 감독. 자서전에서 “바르도, 드뇌브, 폰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세 여인이 나의 삶과 함께 했다”고 술회할만큼 바딤의 성공은 여배우들의 이름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그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바딤에게 국제적 명성을 가져다 주었지만, 사실 바딤의 영화라기보다 이 영화를 통해 섹스 심벌로 떠오른 브리지트 바르도의 영화라 해야 옳다. 시나리오는 단순하기 짝이 없으나 바르도의 매력이 모든 결점을 상쇄한다.

줄리엣(브리지트 바르도)은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는 데에 죄책감이 없고,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을 즐기는 18세의 매혹적 소녀. 마을의 모든 남자들로부터 열렬한 구애를 받던 그는 미셀(장 루이 트레티냥)과 결혼하지만, 미셀의 형 앙뜨완(크리스티앙 마르깡)의 성적 구애를 뿌리치지 못한다. 이 영화가 제작됐을 때 바르도는 새로운 섹시 스타로 부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도덕적 획일화를 거부하는 새로운 세대를 대변하는 문화현상으로까지 논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40여년이 지난 지금, 새로움보다는 바르도의 관능적 아름다움만 남아있는 영화다. 원제 Et Dieu Cre’a la Femme. ★★☆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포스 오브 네이처(HBO 채널31 밤 10:00)

감독 브로웬 휴즈. 주연 샌드라 블록, 벤 애플렉. 1999년작. 제목 그대로 ‘자연의 힘’ 때문에 운명이 바뀌어버린 예비신랑의 사연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벤(벤 애플렉)은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신부 브리짓(마우라 티아니)이 기다리고 있는 조지아주 사바나행 비행기에 막 오르는 참이다. 그러나 비행기가 이륙하려는 순간 사고가 나고, 설상가상으로 태풍 때문에 사바나행 비행기 운행이 전면 중단된다. 벤은 우연히 만난 사라(샌드라 블록)와 함께 자동차를 빌려 사바나로 떠나지만 돌발적 사고를 계속 겪으며 사라에 대해 미묘한 감정을 갖게 된다. 원제 Force of Nature. ★★★

▼식스맨(KBS2 밤 10:40)▼

감독 랜달 밀러. 주연 마론 웨이언스, 카딤 하디슨. 1997년작. ‘사랑과 영혼’에 ‘꿈의 구장’을 합쳐놓은 듯한 코미디. 농구 팀의 정식 멤버는 다섯명이지만 이 영화속 워싱턴 허스키팀의 멤버는 여섯명. 그러나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 여섯 번째 선수가 유령이기 때문. 앤톤과 케니 형제는 워싱턴 허스키팀의 주전 멤버. 형 앤톤은 대학 농구 챔피언전을 앞두고 갑자기 숨을 거둔다. 실의에 빠진 동생 케니 앞에 얼마뒤 앤톤의 유령이 나타난다. 케니의 눈에만 보이는 앤톤의 유령 덕택에 케니는 워싱턴 허스키즈를 이끌고 NCAA 결승에 진출한다. 원제 The Sixth Man. ★★

▼탑 건(MBC 밤 11:10)▼

감독 토니 스코트. 주연 톰 크루즈, 켈리 맥길리스, 발 킬머. 1986년작. 톰 크루즈가 청춘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된 계기가 된 영화. 전투기 조종사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은 메버릭 대위(톰 크루즈)는 해군 최신예 전투기인 F―14기를 모는 젊은 조종사다. 솜씨가 거칠기로 소문난 그는 탑건 훈련학교에 입학하면서 여강사와 사랑, 파트너의 죽음 등을 겪게 된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비행훈련 장면 등 스펙터클한 영상이 돋보인다. 아카데미상을 탄 주제가 ‘Take My Breath Away’도 유명. 제목은 해군 조종사 중 우수학생들만 모아 훈련시키는 곳을 가리키는 말. 원제 Top Gun. ★★★☆


(14일)

▼LA 스토리(SBS 밤 1:00)▼

감독 믹 잭슨. 주연 스티브 마틴, 빅토리아 테넌트, 사라 제시카 파커.

1991년작. 뉴욕에서 삶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코미디로 우디 앨런의 ‘맨해튼’이 있다면 로스앤젤레스에는 ‘LA 스토리’가 있다. ‘신부의 아버지’로 유명한 코믹 배우 스티브 마틴이 대본과 주연을 맡고 아내 빅토리아 테넌트까지 출연시킨 이 영화는 90년대 LA에 대한 익살스런 풍속화다. LA 한 TV방송국 기상캐스터인 해리스(스티브 마틴)는 치열한 시청률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기예보에서 온갖 쇼를 펼쳐야하는 자신의 신세에 환멸을 느낀다.

몰래 바람을 핀 여자친구와도 헤어진 그에게 LA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 영국에서 온 여기자 사라(빅토리아 테넌트)는 새로운 삶의 활기를 안겨준다. 하지만 성적 강박관념에 사로잡힌채 도회적 연애심리에 정통한 그에겐 순수한 애정고백은 힘들기만하다.

한때 철학교수를 꿈꿨던 스티브 마틴은 물신주의와 속물정신에 푹 젖은 후기자본주의 사회를 때론 볼록렌즈로 과장시키고 때론 오목렌즈로 축약시키면서 배꼽이 아닌 뇌를 쥐게하는 폭소를 끌어낸다.

유명 레스토랑의 저녁식사 테이블을 예약하기 위해 주방장에게 은행계좌의 잔고까지 보여주는 장면이나 해리스가 벽화를 본다면서 스크린 너머 관객들에게 던지는 야유는 일품. LA시민을 ‘공룡의 뇌와 코끼리의 성기를 지닌 인류’로 풍자한 대사와 만화의 말풍선을 이용한 대사처리는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 유행했던 포스트모더니즘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원제 L.A. Story. ★★★★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카스카듀어(MBC 밤 12:20)▼

감독 하디 마틴스. 주연 레굴라 그로빌러, 하디 마르틴스, 하이너 로테르바흐. 1998년작.

독일판 ‘인디애나 존스’라 할만한 영화. 독일의 빌헬름 2세가 러시아에 선물했다는 전설의 보물 ‘엠버 쳄버’의 행방을 둘러싸고 유럽과 남미의 오지에서 모험이 펼쳐진다.

엠버 쳄버는 사방이 호박으로 만들어진 1억5000만달러짜리 방. 할리우드에서 스턴트맨 생활을 한 하디 마틴스가 감독과 주연을 맡아 각종 고난도 스턴트를 펼치는 장면은 볼만하지만 극적 짜임새는 허술하기 그지없다. 원제 Cascadeur. ★★

▼호프만의 노래(EBS 오후 2:00)▼

감독 마이클 포웰, 에머릭 프레스버거. 주연 모이라 셔러, 로버트 라운스빌. 1951년작. 오펜바하의 오페레타를 소재로 음악과 발레에 맞춰 세트와 카메라 속도, 편집까지 세밀하게 연출돼 ‘작곡된 영화’라는 평을 들었던 작품. 호프만(로버트 라운스빌)이 회상하는 3편의 로맨스의 몽환적 분위기를 십분 살린 색채 또한 환상적이다. 헝가리 출신의 젊은 시나리오 작가 에머릭 프레스버거와 감독 마이클 포웰, 그리고 모이라 셔러는 상징성이 풍부한 동화에 눈분신 발레를 접목시킨 1948년작 ‘빨간 구두’에서도 호흡을 맞춘 예술영화의 명콤비다. 원제 Tales of Hoffman. ★★★★☆

▼로미와 미셀(KBS1 밤 11:20)▼

감독 데이빗 머킨. 주연 미라 소르비노, 리사 쿠드로, 지안 가로팔로. 1997년작. 지난 주 방영한 존 쿠색의 ‘동창회 소동’의 연장선상에서 이번엔 여성의 입장에서 졸업 10주년 고교동창회를 그린 작품을 소개한다. 여고 단짝친구로 주차장 회계원인 로미(미라 소르비노)와 백수신세인 미셸(리사 쿠드로)은 10년만에 열리는 고교 동창회에서 ‘포스트 잇’를 발명한 사업가로 행세하지만 곧 들통이 난다. 온갖 의상에 고급승용차로도 모자라 헬기까지 동원하는 한바탕 허영의 전시가 끝난 뒤 인생의 진면목이 찾아온다. 원제 Romy and Michele’s High School Reun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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