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박스오피스]<버티칼 리미트>'흥행 한계점' 노린다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예측불허였다. "여자 마음을 다 보여준다"고 유혹했던 <왓 위민 원트>, 로버트 드 니로와 벤 스틸러 콤비가 엮어낸 요절복통 코미디 <미트 페어런츠>, 흥행 배우 전도연이 주연한 풋풋한 멜로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K2에 등반하지 않아도 K2의 전모를 다 보여주는 <버티칼 리미트>, 월트 디즈니의 야심작 <쿠스코? 쿠스코!> 등 쟁쟁한 영화들이 대거 접전을 벌였던 한 주였기 때문.

그러나 예상 밖으로 결과는 자명했다. <버티칼 리미트>는 2위에 오른 <왓 위민 원트>의 스코어를 무려 두 배 차로 따돌리며 1위 자리에 너끈히 올랐다. 지난 주말 <버티칼 리미트>는 서울에서만 약 12만2천 명의 관객을 모으며 선전했고 <왓 위민 원트>는 6만6천 명의 관객을 모아 그럭저럭 체면치레를 했다.

그 뒤를 이어 전도연 설경구가 엮어낸 기분 좋은 사랑 이야기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가 주말 이틀간 약 4만6천 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순위 3위에 랭크됐다.

전미 박스오피스에서 4주 연속 1위 자리를 거머쥐며 국내 흥행 기상도 역시 '맑음'을 나타냈던 <미트 페어런츠>는 기대보다 약간 모자란 3만8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말장난'의 위트가 잘 살아있는 이 영화는 미국에선 몰라도 자막으로 이루어진 한국어 버전에선 제 약효를 발휘하기 어려웠던 듯.

전미 개봉에서 이렇다 할 흥행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월트 디즈니의 새 애니메이션 <쿠스코? 쿠스코!> 역시 2만1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5위에 머무는 것으로 만족했다.

개봉 2주 째 비로소 1위 자리를 거머쥐어 화제를 모았던 정초신 감독의 <자카르타>는 순위 하락이 심했다. 지난 주말 1만9천 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순위 5위로 내려 앉은 이 영화는 이로써 서울 흥행 누계 24만 명, 전국 흥행 누계 50만 명을 약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니콜러스 케이지 주연의 드라마틱한 '인생극장' <패밀리맨>도 여전히 흥행에 선전하고 있다. 9개 스크린을 확보중인 이 영화는 지난 주말 1만4천 명의 관객을 추가해 현재까지 약 19만4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더불어 개봉된 지 몇 주 지난 애니메이션 두 편이 여전히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에 머물며 선전하고 있다. <치킨런>과 <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바로 그것. <치킨런>은 지난주 7천 명의 관객을 추가해 현재까지 총 45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중이며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지난주 6천 명의 관객을 추가해 현재 약 8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중이다.

인간복제에 관한 화두를 담은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6번째 날>도 주말 5천5백 명의 관객을 추가해 흥행누계 35만 명이라는 안정적인 스코어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주는 한국영화의 약진이 기대되는 주. 한지승 감독이 연출하고 이성재 고소영이 주연한 눈물 나는 장르영화 <하루>와 <처녀들의 저녁식사>를 연출했던 임상수 감독이 '양아치 정신'으로 무장하고 만든 10대에 관한 디지털 영화 <눈물>이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여기에 가장 강력히 도전하는 할리우드 영화는 실제 연인인 멕 라이언, 러셀 크로 커플이 주연을 맡은 '인질극' <프루프 오브 라이프>. 기본 관객은 '먹고 들어간다'는 성룡의 <엑시덴탈 스파이>도 흥행전선에 뛰어들 만반의 채비를 갖춘 채 현재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 있다.

황희연 <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