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뉴스]4월27일 개막하는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 출정식

"래디컬 시네마로-"

디지털 및 대안영화를 지지했던 전주국제영화제가 2001년 컨셉트를 래디컬 시네마(Radical Cinema)로 잡고 두번째 출정식을 치렀다.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27일부터 5월3일까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및 전주 시내 5개 극장에서 열릴 예정. 영화제 사무국 측은 16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로고 및 섹션별 특징에 관한 설명회와 전주영화제만의 고유 브랜드인 디지털영화 프로젝트 '삼인삼색'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전주(Jeonju)의 'J'자를 본 따 디자인된 로고는 컴퓨터 서체 '안상수체' 디자이너로 유명한 홍익대 미대 교수 안상수 씨가 만들어낸 작품. 영화제 프로그래밍은 1회 때와 마찬가지로 정성일(영화평론가) 김소영(영상원 교수, 영화평론가) 씨가 함께 맡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최민(영상원 원장) 씨를 비롯해 정성일 프로그래머, 삼인삼색 프로듀서를 맡은 차승재(싸이더스 부사장) PD, '삼인삼색' 연출을 맡은 중국의 지아장커, 영국의 존 아캄프라 감독 등이 참석했으며 각각 영화제에 대한 전체적인 개요 및 연출작에 대한 설명의 시간을 가졌다. 삼인삼색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게 될 대만의 차이밍량 감독은 신작 촬영차 파리에 머물고 있어 이번 기자회견엔 참석치 못했다.

정성일 프로그래머는 "올 전주영화제가 지지하는 래디컬 시네마를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 것"을 당부하며 "이번 영화제에선 일본이나 중국을 넘어 멀리 이란 및 태국의 영화들을 두루 선보일 예정이며 되도록 타 영화제에서 수상한 적이 없는 신선한 영화 위주로 작품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영화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네마스케이프, N-비전, 아시아 인디영화포럼, 한국영화, 단편영화 등의 '메인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비엔날레, 오마주, 회고전, 미드나잇 스페셜 등의 '섹션 2001, '특별기획' 프로그램 등으로 꾸려진다.

이중 지난해와 약간 달라진 것은 N-비전 섹션. 12세부터 19세까지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 만든 디지털영화를 통해 '디지털의 미래'를 전망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밖에 한국영화 섹션에서는 장선우 감독과 박재동 감독이 공동연출을 맡은 애니메이션 <바리공주>의 스페셜 프리젠테이션이 열리며, 더 넓고 깊어진 시선으로 한국 단편영화의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도 함께 마련된다.

올해 전주영화제가 오마주를 바치는 감독은 독일의 사회파 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정성일 프로그래머는 "2001년 현재, 파스빈더의 영화를 돌아보는 것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일"이라며 "파스빈더는 분단이라는 상황이 독일 민족의 영혼을 어떻게 갉아먹었는지를 보여준 특별한 감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다큐멘터리 비엔날레에선 오가와 신스케 감독의 <산리츠카> 7부작을, 애니메이션 스페셜 섹션에선 일본 애니메이션 위주가 아닌 전세계 다양한 SF 애니메이션들을 두루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 '삼인삼색'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세 명의 감독들은 모두 현재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래의 거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게다가 세 사람은 모두 한국과 여러 모로 인연이 많은 감독들. 차이밍량과 지아장커 감독은 국내의 크고 작은 영화제에 이미 수 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으며 존 아캄프라 감독은 지난해 전주영화제를 찾아 N-비전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각각 25분에서 35분 내외로 제작될 세 편의 디지털 영화는 하나로 묶여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차이밍량 감독은 말레시아의 낡고 오래된 건물 셀랑고르 빌딩의 이미지를 카메라에 담는 <셀랑고르 빌딩>을 연출하며, 지아장커 감독은 폐광 위기에 처한 내몽고 지역의 가난한 마을 따퉁을 돌아보는 <공공장소>를, 존 아캄프라 감독은 폰섹스에 중독된 남자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나이트 워크>를 연출한다.

황희연<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