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프랑수아 지라드. 주연 사무엘 잭슨, 그레타 스카키,카를로 세치, 제이슨 플레밍. 1998년작.
전편에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요절한 천재, 광기어린 사랑, 혁명기의 혼란 등 극적 요소를 풍부하게 삽입한 영화. 기대하지 않고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는 짜릿한 재미를 안겨주는 반면 기대가 크면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1681년 이탈리아의 바이올린 명장 니콜로 부조티의 아내 안나는 자신의 미래가 궁금해 집시여인에게서 타로카드로 점을 본다. 그녀의 운명은 질병과 죽음, 부활, 열정적 사랑 등 온갖 우여곡절로 점철 돼있다. 하지만 안나는 아기를 낳다 숨을 거둔다. 슬픔에 빠진 부조티는 아내의 붉은 피로 자기 생애 최고의 작품을 채색한다. 이 바이올린은 이후 ‘레드 바이올린’으로 불리며 주인을 바꿔가며 수백년의 세월을 이어져 내려온다.
그리고 안나의 점괘는 아름다운 음색을 지녔지만 소유주를 불행으로 몰아넣는 이 바이올린의 유전을 통해 하나하나 실현돼간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영국 중국 캐나다 5개국을 돌아다니며 그 나라 언어와 배우로 촬영된 5편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모으느라 촬영에 2년6개월이나 걸렸다.
영화속 바이얼린 독주는 조슈아 벨이 직접 맡았으며 에사 페카 살로넨이 지휘하는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반주에 참여했다. 프랑수아 지라르 감독은 캐나다 태생의 프랑스계 감독으로 ‘글렌 굴드에 대한 32개의 이야기’ 등 다양한 음악영화를 만들어왔다. 원제 Red Violin. ★★★★
▼철십자 훈장(EBS 오후 2·00)▼
감독 샘 페킨파. 주연 제임스 코번, 맥시밀리언 쉘, 제임스 메이슨, 데이비드 워너. 1977년작. 영화사에 본격적인 ‘폭력미학’의 시조로 이름을 남긴 샘 페킨파가 만든 유일한 전쟁영화. 미국영화에선 드물게 독일군 병사를 주인공으로 그려내는 파격을 단행했다. 2차대전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던 1943년 독일군은 러시아 레닌그라드 전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하지만 한 소대는 철십자훈장(하겐크로츠)에 대한 부대장의 집착으로 고군분투한다. 전투 중 공포감에 울부짓는 전우를 위해 같은 분대원이 여자와 같은 키스를 해주는 모습 등 전쟁의 비인간적 측면을 화면에 담아냈다. 원제 Cross of Iron. ★★★☆
▼댄스 댄스(MBC 밤 12·20)▼
감독 문성욱. 주연 주진모, 황인영. 1999년작. 이 영화에 출연한뒤 바로 ‘해피 엔드’에서 전도연의 상대역으로 발탁된 주진모의 영화 데뷔작. 무용을 전공한 황인영의 늘씬한 몸매도 화제가 됐다.
의대생 준영(주진모)은 우연히 학교 강당에서 무용연습 중인 진아(황인영)의 춤에 매료된다. 다시 진아를 만난 준영은 그녀의 관심을 끌기위해 춤을 배울 결심을 한다. 진아와 단원들은 그런 준영을 뜨내기 지망생으로 알고 혹독하게 대하지만 준영은 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춤을 소재로 한 청춘영화 ‘풋루스’를 떠올리게하지만 춤과 음악, 연기를 하나로 묶는 데는 아직 서툴다. ★★☆
▼디디에(SBS 밤 1·00)▼
감독 알랭 샤바. 주연 알랭 샤바, 쟝 피에르 바크리. 1997년작. 알랭 샤바가 감독, 각본, 주연 등 1인3역을 해낸 코미디. 개가 사람으로 변한 상황을 코믹하게 이끌어내 세자르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프로축구팀의 스카웃 담당인 장(장 피에르 바크리)은 여자친구 아나벨(카롤린 셀리에)의 미국 출장으로 그녀의 애완견 디디에를 돌보게된다. 디디에는 바로 그날밤 번개를 맞고 사람(알랭 샤바)이 된다. 겉모양은 멀쩡하지만 행동은 영락없이 개를 닮은 디디에는 빠른 발 때문에 장의 축구팀 선수로 발탁돼 대활약을 펼친다. 영화속 디디에의 엉덩이춤도 프랑스에선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원제 Didier ★★★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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