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제목만큼 따뜻한 영화<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04분


「아메리칸 뷰티」의 케빈 스페이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의 헬렌 헌트, 「식스센스」의 할리 조엘 오스먼트.

내로라 하는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Pay It Forward)(2월10일 개봉)는 영화제목 만큼이나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견고한 일상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소외돼 있거나 상처받기 두려워 속내를 드러내 보이지 않는 이웃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씩 열게 하는 `사랑 나누기'를 그린 휴먼드라마다.

라스베이거스의 어느 작은 마을의 중학생인 트레버(할리 조엘 오스먼트)는 `세상을 좀더 낫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오라'는 사회선생님 유진 시모넷(케빈스페이시)의 숙제를 받아들고 `사랑 나누기'란 아이디어를 떠올린 뒤 이를 실천에 옮긴다.

트레버는 알린 맥킨니(헬렌 헌트)가 남편없이 밤낮으로 두 직장을 오가며 힘들게 키우고 있는 외아들로, 불우한 가정환경 탓에 말이 없고 침울한 성격이다. 그는 먼저 자신은 물론 마음을 닫고 사는 엄마와 선생님 등 주변인물의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사랑의 전령사로 나선다.

맥킨니는 낮에는 카지노에서 동전교환원으로, 밤에는 스트립바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싱글마더. 얼굴은 물론 온몸이 화상투성이인 사회선생님 시모넷은 끔찍한과거의 상처를 숨긴채 마음의 문을 닫고 살고 있다.

`내가 세사람에게 좋은 일을 베풀고, 그 세사람이 또 각각 세사람씩에게 선행을하면 순식간에 도움을 주고 받는 사람의 수가 늘어날 것'이란 게 트레버의 `야심찬'구상의 요체다.

그런 그의 가상한 노력은 때론 좌절에 부닥쳐 물거품이 되기도 하지만 따뜻한정이라곤 받아보지도 못한 마약중독자 등 부랑자를 감화시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에게 온정의 손을 내밀게 하는 등 점차 사랑의 물결을 만들어간다.

할리 조엘 오스먼트는 이 영화로 그저 귀여운 꼬마의 인상을 털어버리고 새로운연기변신을 선보였다는 평을 듣고 있다. 아카데미 남.여우 주연상 수상자인 케빈 스페이시와 헬렌 헌트의 연기도 돋보인다.

연출은 「딥 임팩트」로 흥행감독 자리를 굳힌 할리우드 여성감독 미미 레더가 맡았다.

[연합뉴스=이명조 기자]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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