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던 KBS의 주말드라마 <태양은 가득히>(밤 8시)가 지난주 출연진이 호화로운 MBC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의 시청률을 앞지른 것.
KBS의 주말드라마가 MBC를 앞지른 것은 98년 10월 막을 내린 주말드라마 <야망의 전설> 이후 처음이다.
지난 4일 <태양은 가득히>의 전국 시청률(TNS미디어 기준)은 32.2%, <엄마야 누나야>는 24.7%였다.
그동안 <엄마야 누나야>가 우세를 보였던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도 4일 <태양은 가득히>(29.1%)가 ‘엄마야 누나야’(28.8%)를 추월했다 (AC닐슨코리아 기준).
<태양은 가득히>의 연출을 맡은 고영탁 PD는 “솔직히 <엄마야 누나야>에 워낙 쟁쟁한 스타들이 나와 부담스러웠지만 오히려 마음을 비울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엄마야 누나야>는 처음 기획안을 본 MBC 간부가 “도대체 누가 주연이냐”고 물었을 정도로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안재욱, 황수정, 김소연, 배두나, 고수, 고두심, 장미희 등이 주요 출연자들이다.
이에 비해 <태양은 가득히>는 유준상, 김지수, 박상민, 김 민 등으로 짜여져 KBS내에서도 “주말극치고는 약하다”는 평을 받았던 것이 사실. 작가도 마찬가지다. <엄마야 누나야>의 조소혜 작가는 <젊은이의 양지> <첫사랑> 등 매번 최고의 시청률을 올린 베테랑 주말드라마 작가.
반면 <태양은 가득히>를 집필하고 있는 배유미 작가는 주말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인 신예다.
그렇다면 <태양은 가득히>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고 PD는 <태양은 가득히>의 남자 주인공이 자신의 아이를 가진 옛 애인을 배신하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극적 긴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엄마야 누나야>는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섰음에도 드라마적인 갈등없이 극이 전개되고 있어 제작진은 주인공 경빈(고수)의 생모(장미희)의 등장을 앞당기는 등의 대응방안을 강구중이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