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맹하고 현명한 전설적인 곰과 어린 소년간의 아름다우면서도 따뜻한 우정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뼈대다.
어머니가 죽은 뒤 기숙사에서 외톨이로 자라는 해리((대니얼 클락)가 사냥꾼이자 모험가로 세계각지를 떠돌던 아버지 타이런(브라이언 브라운)을 만나 전설의 곰`그리즐리'를 찾는 모험에 동행하게 된다.
그리즐리는 세상에서 가장 몸집이 큰데다 신비로운 힘을 가졌는 가 하면 인간을 능가하는 정도의 지능도 갖춰 아무도 잡지 못했다고 전해지는 곰이다.
평생의 소원을 이뤄보겠다며 타이런은 아들 해리와 전문사냥꾼을 동행하고 그리즐리 사냥에 나섰다가 우연히 어미 곰과 마주치지만 포획에 실패하고 새끼 두마리만 붙잡는다.
맹추격을 피해 낭떠리지 밑으로 떨어져 죽은 것으로 알고 있었던 어미곰이 뒤늦게 타이런 일행의 캠프에 나타나 새끼들을 구하지 못하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해리를 물고 달아난다.
그리즐리와 해리의 여행은 이렇게 해서 시작되고, 동고동락을 같이 하며 시간을 보내는 끝에 애정이 싹튼다.
손자 손녀에게 어린시절 그리즐리와의 우정과 모험을 들려주는 영화속 화자는 놀랍게도 그리즐리 후손과도 끈끈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백발 성성한 노인 해리(리처드 해리스).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배경으로 한 식구처럼 까불고 뛰면서 뒹구는 어미 곰과해리의 여정이 무엇보다 깊은 인상을 남긴다. 특히 해리의 상처부위를 핥아주면서 `모정'을 베푸는 넉살좋은 어미 곰이 주연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대부분 실사촬영으로 곰과 인간을 한 화면에 담은 것도 이채롭다. 어미 곰과 해리가 교감하는 장면은 마치 실제로 서로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킬 정도다.
로키산맥의 웅장함을 담아낸 화면과 음악도 가족영화로서 손색이 없게 처리됐다는 평을 받을 것 같다. 17일 개봉.
[연합뉴스=이명조 기자] 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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