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표 SBS 라디오본부 FM CP는 “TV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가요의 댄스 편중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며 “좋은 노래가 사장되는 현실을 타개하고 가요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음악 프로의 본산인 FM 라디오 PD들이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방송 3사 라디오 PD들은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의 신곡을 중심으로 ‘좋은 노래’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노래를 매주 12회 이상 방송하자는 강제성 ‘규약’도 정했으며 매니저의 친목단체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의 도움도 받을 방침이다. 연말에는 라디오 PD들이 뽑는 가요 대상도 마련한다.
문제는 선정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 자칫하면 3사가 특정 노래를 자주 방송할 경우 ‘특혜’ 시비가 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전윤표 CP는 “잡음의 소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각 사가 각각 두곡씩 추천한 뒤 이를 9명의 선정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선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방송 3사 라디오국이 이처럼 행동을 통일키로 한 데에는 라디오에 대한 위기 의식 때문이다.
최근 TV와 인터넷 등으로 라디오 청취율이 크게 낮아지고 있어 가요계의 스타 메이커로서의 라디오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
그러나 FM 라디오의 위기는 자초한 바가 크다. FM 라디오는 최근 수년간 청취율 경쟁을 하느라 음악 상식이 거의 없는 TV스타를 DJ로 ‘모시고’ 프로그램도 이들의 신변잡기나 개인기로 메우는 통에 음악 팬들이 외면한 것.
방송가에서는 FM 라디오의 내부 변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좋은 노래’ 선정도 큰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