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태조왕건>궁예, 비장한 자결로 최후 맞는다

  • 입력 2001년 2월 14일 15시 45분


'왕건과의 마지막 전투, 패배, 의형제의 만남, 그리고 자결'

부동의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 KBS1 <태조왕건>의 하이라이트가 될 궁예의 최후이다. 오는 4월께 종영하는 <태조왕건>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궁예의 죽음을 어떻게 묘사하느냐였다. <삼국사기>를 비롯한 역사 기록에는 왕위에서 쫓겨난 궁예가 배가 고파서 보리밭에 들어갔다가 농민들에게 맞아죽었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태종왕건>의 실질적인 주역으로 그동안 드라마 인기를 이끌어온 궁예를 기록에 적힌 그대로 최후를 맞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제작진과 작가의 공통된 의견. 특히 역사가 승자의 시각에서 기록되는 경우가 많아 궁예의 최후도 의도적으로 폄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감안이 됐다.

현재 이환경 작가와 제작진이 구상하는 것은 드라마에서 보여준 그의 위엄과 카리스마를 가능한 살려 장엄한 최후를 맞게 하는 것이다.

왕건의 반정에 밀린 궁예가 그와 마지막 일전을 벌이지만 처참하게 패한다. 지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외로운 처지가 된 궁예는 왕건과 단 둘이 마주 앉아 술을 마시며 그동안 의형제로 다져온 우정을 확인한다. 이 자리에서 궁예는 북방 정벌과 자신이 펼치려던 꿈에 이야기하면서 왕건에게 "나는 비록 꿈을 이루지 못하지만, 아우는 덕이 있어 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꿈을 이어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왕건이 건낸 칼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마감한다.

시대가 낳은 한 불행한 영웅의 최후를 비장하게 그릴 이 장면은 오는 110회 쯤 등장할 예정이다. 김영철, 최수종 등 드라마를 이끌어온 두 주역들의 처절한 연기가 절정을 이룰 이 장면은 벌써부터 <태조왕건>의 최고 명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KBS는 대하사극의 붐을 일으킨 <태조왕건>이 100회를 넘는 것을 기념해 다음달 6일 100회 돌파 기념 리셉션도 열 예정이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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