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깊은 이 극장이 조만간 헐리고 복합상영관과 쇼핑몰을 갖춘 복합테마상가로 재건축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피카디리극장측은 2003년 6월 준공 예정으로 현재 1, 2관으로 나누어진 극장건물을 헐고 연건평 1만여평, 건평 700평 규모로 재건축할 예정이다.
극장은 지하 3개층에 2000석 규모를 갖춘 11개관 형태로, 지상층에는 귀금속 판매점과 패스트푸드점, 음식점, 나이트클럽 등이 각각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의 분양대행을 맡고 있는 인터몰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막바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사업계획을 공식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피카디리의 변모는 어쩔 수 없는 시대 조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거세지는 복합상영관의 위세 속에서 영화 한 편을 상영하는 하나의 상영관으로는 다양한 취향의 관객을 끌어들일 수 없기 때문. 1953년 반도극장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진 피카디리는 역시 재건축될 단성사, 서울극장과 함께 90년대 중반까지 극장가의 ‘종로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극장 앞 광장 보도블록에는 국내 유명 배우들의 손도장이 찍혀 있고 영화인들이 ‘한국영화 쿼터제 사수’ 등의 집회를 갖는 단골장소이기도 하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