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아기가 장난감인가", '육아일기' 속편 네티즌 항의

  • 입력 2001년 2월 19일 18시 41분


“또 ‘육아일기’를 한다니 말도 안된다.”

“아무리 시청률이 중요하다지만 MBC는 너무 한 것 아니냐.”

“아기가 장난감인가.”

MBC 홈페이지가 ‘god의 육아일기’의 후속 코너에 대한 비난으로 떠들썩하다.

‘god의 육아일기’는 인기 프로그램 <목표달성 토요일>(토요일 저녁 6시10분)의 간판 코너. 다음달 막을 내리는 이 코너의 후속으로 제작진이 이와 유사한 ‘2탄’(가제 ‘베이비시터’)을 기획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게시판에는 18일 하루에만 항의성 글이 2000여건 가까이 쏟아졌다.

“식상하다” “god 없으면 방송이 안되냐”는 의견이 대부분. 일부 네티즌들은 ‘god 베이비시터 반대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육아일기’의 2탄의 내용 역시 god가 아기를 돌보는 것. ‘육아일기’에서는 ‘재민’이라는 한 아기를 1년 넘게 돌봐왔지만 2탄에서는 시청자들의 신청을 받아 일주일마다 아기를 바꾸게 된다. 예를 들어 ‘우유를 잘 안 먹는 아기’의 경우 god가 아기가 우유를 잘 먹게 만드는 ‘목표’를 일주일동안 ‘달성’토록 한다는 것.

그러나 ‘스타가 아기를 돌보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기본 골격이 ‘육아일기’와 비슷해 결국은 기획력 부재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방송을 위해 아기를 ‘소도구’로 전락시키고 ‘상품화’한다는 비난 또한 거세다. 한돌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주부 조정민씨(33·서울 상도동)는 “아기나 어린이를 출연시키는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시청자들의 재미를 위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를 데려다놓고 장난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god 팬’이라고 밝힌 네티즌들의 반대 의견도 많다.

이들은 “god는 보모가 아니라 엄연한 가수”라며 “새 앨범과 콘서트에 전념해야 할 god가 방송사와 기획사의 욕심 때문에 혹사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목표달성 토요일>의 한 관계자는 “시청자의 의견을 참고하겠지만 이 코너를 반대하는 의견은 god의 경쟁 가수 팬클럽이 올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육아일기’ 후속으로 god가 아기를 돌보는 코너를 가을쯤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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