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무스메는 '러브 머신' 등의 노래로 일본 10대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8인조 여성 그룹. 후카다 교코는 최근 원빈과 함께 한일합작 드라마 <프렌즈>에 주연을 맡아 국내에도 알려진 아이돌 스타.
이번에 경찰에 구속된 밀리온 출판사의 사장 히라다씨는 지난 해 9월 자신이 발간하는 성인잡지 '파워즈'에 여러 페이지에 걸쳐 모닝 무스메, 후카다 교코의 얼굴에 누드 사진을 합성한 '가짜 누드'를 게재해 전국에 18만여부를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 누드 사진에 인기 스타의 얼굴을 합성한 '페이크 포토(fake photo)'는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다. 몇몇 스타들의 경우에는 단순한 누드 영상을 넘어 포르노 영상에 교묘하게 얼굴을 합성한 사진들이 돌아다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얼마 전에는 미인대회 참가자의 사진에 수영복 투시 영상을 합성한 사진들이 돌아다녀 물의를 빚기도 했다. 초기에는 단순히 컴퓨터 실력을 자랑하기 위한 순수한 의도의 작품들이 많았으나, 요즘은 조직적으로 특정인을 음해하거나 아니면 상업적인 목적에서 제작한 음란 합성사진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런 사진이 등장할 때마다 매번 해명을 하느라 골치를 썩던 몇몇 인기 스타들은 아예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크 포토' 문화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합성사진을 게재한 출판사 사장을 체포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제의 잡지는 표지에 합성사진임을 표시하면서 '법적 문제가 없다'고 공언했는데, 비록 합성사진임을 알렸다 해도 당사자들의 동의가 없다면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는 것이 일본 경찰의 시각이다.
일본 연예계에서는 합성사진 외에 루머 유포나 가짜 포르노 비디오 유통 등 앞으로 인터넷에서 자행되는 연예인들의 인권유린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합성사진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 조회수를 올리는데 재미를 붙였던 몇몇 네티즌들은 단순히 이웃 일본의 사례라고 넘어갈 일이 아닐 것 같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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