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등급판정을 위한 심의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일단 수입심의란 큰 관문을 통과한 만큼 올들어 세계영화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한니발」의 국내 개봉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직배사인 UIP는 등급심의를 통과하는 대로 개봉한다는 방침이어서 빠르면 3월중 국내극장가에 간판이 내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이 때문에 당장 「한니발」의 개봉 파고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국내영화계의 수심도 깊어가고 있다.
2월초 미국에서 개봉한 이래 첫주말 3일만에 무려 5천80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할리우드에 경보령을 울린 이 영화의 국내개봉에 정면으로 맞서 신작을 내놓기가 부담스러운 탓이다.
가뜩이나 새해들어 「버티컬 리미트」, 「캐스트 어웨이」등 할리우드 대작들의 흥행기세에 눌려 죽을 쑤고 있는 한국영화가 곧 다가올 「한니발」의 신춘(新春)극장가 습격을 눈앞에 두고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제작사들은 이에 따라 당초 3월 개봉을 준비한 영화의 개봉시기 조정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성일 감독의 데뷔작 「그녀에게 潛(잠)들다」, 노효정 감독의 「인디언 썸머」, 오기환 감독의 「선물」, 곽경택 감독의 「친구」, 이무영 감독의 「휴머니스트」등이 예정대로 3월 개봉을 감행할 지 충무로의 새로운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명조 기자] 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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